공정위, 들러리 업체 등 총 3곳 적발…과징금 총 4억5천만원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LH가 발주한 수십억대 사이버 견본주택 입찰에서 짬짜미를 벌인 3개 IT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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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마이다스아이티(이하 마이다스)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는 또 담합에 협조한 혐의로 비욘드쓰리디(이하 비욘드)와 킹콩도 함께 적발, 이들 3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억5천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이버 견본주택이란 아파트 내부를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해 입주 희망자들이 홈페이지나 가상현실(V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견본주택을 말한다.
2009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실물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면서 생기는 주변 교통 혼잡과 불법 중개업자들의 활동을 막고, 견본주택 제작비용 절감으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협조를 요청하며 시장이 형성됐다.
마이다스는 LH가 2013년 1월∼2016년 8월 발주한 사이버 견본주택 제작 입찰 18건(계약금액 총 49억원)에서 나머지 두 회사를 들러리로 세우며 담합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건설용 구조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점유율 세계 1위인 마이다스는 입찰에서 출혈 경쟁이 발생하자 경쟁사인 비욘드를 끌어들여 낙찰 물량의 절반을 하도급으로 주기로 합의한 후 2013년 6월까지 두 차례 짬짜미를 벌였다.
하지만 비욘드와 하도급 단가 다툼이 생기자 마이다스는 두 번째 공동행위에 자사의 하도급 업체였던 킹콩을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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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을 이어가는 것처럼 비욘드를 속이고 킹콩을 새로 끌어들이는 '이중 플레이'를 마이다스가 펼쳤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후 2014년 3월까지 킹콩과 담합으로 총 9건의 일감을 따낸 마이다스는 발주처인 LH가 감사에 나설 것을 우려해 합의를 중단했다.
그러나 담합 없는 입찰에서 또다시 저가 출혈 경쟁이 시작되자 마이다스는 킹콩과 2015년 6월부터 2016년 8월까지 8차례 담합을 했다.
결국 공정위가 제보를 통해 현장조사를 시작하면서 사이버 견본주택 담합은 끝이 났다.
공정위는 이 사건이 저가 출혈 경쟁을 피하고 안정적으로 물량을 나눠 먹기 위한 전형적인 담합 유형으로 분류했다.
경쟁 입찰 평균 낙찰률(예정가 대비 낙찰 금액)은 40.9%였지만, 담합 때 평균 낙찰률은 90.5%로 두 배 이상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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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다스가 들러리를 끌어들인 이유는 단순히 유찰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인 경쟁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 사건 입찰은 기술평가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사업자 간에 낙찰 하한률 없는 최저가 경쟁을 벌이는 기술·가격분리 동시 입찰 방식이었다. 기술력에서 우위가 있던 마이다스는 들러리사의 기술제안서를 대신 작성해 다른 경쟁사업자가 가격입찰에 들어올 수 없도록 차단했다.
업체별 과징금 부과 금액은 마이다스 3억1천100만원, 킹콩 1억3천900만원이다. 비욘드는 2016년 폐업해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성경제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견본주택 제작비용을 절감해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사이버 견본주택 제작 취지와 시장 경쟁 질서를 회복해 주거 안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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