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난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부녀 독살 시도 사건에 사용된 독극물 노비촉은 수천 명을 살해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고 영국 수사관이 밝혔다.
23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솔즈베리 사건'을 조사한 경찰 간부 딘 헤이든은 BBC 방송의 시사 탐사프로그램 '파노라마'에 출연해 당시 수사관들이 피해자의 집에서 상당량의 신경작용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만큼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분량이었느냐"는 질문에 "말하기 힘드나 아마 수천 명에 달할 수 있다"면서 당시 노비촉은 병에 들어있었으며 '완전히 무지막지하게' 스크리팔의 자택에 뿌려졌다고 전했다.
사건에 사용된 노비촉은 펌프가 부착된 니나리치 모조 향수병에 담겨 영국으로 밀반입됐으며 2명의 러시아 암살 요원이 지난 3월 이를 스크리팔 자택 문간에 살포했다.
암살단은 이어 노비촉이 담겼던 용기를 솔즈베리 시내에 버렸으며 지난 6월 27일 지역 주민인 찰리 롤리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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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로 생각한 롤리는 이를 동거인인 돈 스터지스에게 선물로 줬고 스터지스는 내용물을 직접 손목에 살포한 후 수일 만에 사망했다. 용기를 만지는 과정에서 노비촉에 노출된 롤리는 중태에 빠졌다.
경찰이 문제의 향수병을 발견했을 당시 상당량의 노비촉이 아직 남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5세의 롤리는 7월 퇴원했으나 이후 시각 장애와 수막염 증상으로 재입원한 상태다.
영국 정부는 사건 발생 후 러시아가 영국의 거리와 공원, 마을을 독극물 유기 장소로 이용했다고 비난했으며 솔즈베리에 대한 대대적인 해독작업을 벌이면서 공공 보건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암살 표적이 된 스크리팔 부녀와 사건 후 처음으로 그의 거처에 들어갔던 경찰관등 3명은 사건 후 집중 치료를 받은 끝에 모두 생존했다.
노비촉을 밝혀낸 국방과학기술연구소의 '팀' 교수는 "턱이 떨리는 순간이었다"고 당시 충격을 전하면서 노비촉은 '알려진 가장 위험한 물질 가운데 하나'로 '아주 적은 분량으로도 개인을 중독시킬 수 있는 특별한 성능을 가진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1만1천 시간에 걸쳐 CCTV를 검색, 용의자를 추적한 끝에 2명의 러시아군 정보기관(GRU) 요원임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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