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펑런서우(彭仁壽)가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23일 펑런서우가 전날 새벽 5시께 중국 후난성 웨양(岳陽)시의 한 복지시설에서 심근경색으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과거 인터뷰 등에 따르면 1938년 중국을 침공한 일본군이 당시 14살이던 펑런서우의 마을에 들이닥쳤고, 펑런서우가 위안부로 가지 않으면 모든 것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벽 사이에 숨어있던 펑런서우가 나와서 마을 사람 50여 명을 구하고 자신은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것이다.
펑런서우는 위안부 생활 중 건강이 나빠져 버려졌다가 인근 주민에 의해 구조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위안부로 끌려갔다.
또 이 당시인 1944년 펑런서우의 동생 펑주잉(彭竹英) 역시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가 됐다.
펑런서우는 오랫동안 위안부 피해에 대해 함구하다가 2016년에야 조카에게 이를 털어놨고, 올해 중국위안부문제연구소에도 피해를 진술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들 자매에 대해 "올해 새롭게 찾아낸 위안부 생존자"라면서 "지난 7월 연구팀이 자매를 방문해 진술을 기록했고, '22'(二十二)를 통해 기부된 기금으로 펑런서우의 치료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22'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애를 다룬 영화로, 할머니들의 육성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22'는 2014년 촬영 당시 알려져 있던 중국인 위안부 피해 생존자 수를 의미한다.
한편 상하이사범대학 중국 위안부연구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생존해있는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는 펑주잉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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