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소득수준 고려하면 적정 사립대 등록금 연 1천만원 안팎"

입력 2018-11-25 06:55   수정 2018-11-26 14:13

"국민 소득수준 고려하면 적정 사립대 등록금 연 1천만원 안팎"
"교육 질 저하 우려…등록금 자율성 높이고 재정지원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물가상승률이 아닌 국민 소득수준이나 부담능력을 고려하면 적정 대학등록금이 1천만원 안팎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국가교육회의 고등교육 미래비전 보고서 연구책임자인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학연구 11월호에 게재될 '등록금 동결 정책과 고등교육 재정 위기' 보고서에서 정부의 등록금 정책이 대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2000년 한국인의 1인당 국민소득(명목)이 통계청 추산 1천341만5천원(약 1만1천865달러)에서 2015년에 3천74만4천원(약 2만7천171달러)원까지 상승한 점을 보면 2000년 451만1천원이었던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2015년 1천33만8천원까지 올랐어야 적정하다고 추산했다.

2017년 기준으로 보면 적정 사립대 등록금은 1천131만1천원이다. 실제 2017년 사립대 평균 등록금(739만9천원)은 이보다 380만원 낮다.
대학생 부모가 평균적으로 40대 중후반인 점을 고려해 40대 가구주를 둔 2인 이상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적정 등록금은 2017년 기준 973만7천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등록금이 물가상승률만큼만 올랐다면 2017년 적정 등록금은 700만6천원 수준이다.
김 교수는 "2000∼2008년 등록금 상승률(6.3%)은 당시의 물가상승률(3.2%)보다 높지만, 물가상승률의 2배에 이르던 1인당 GDP 증가율(6.9%)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사회의 모든 서비스는 국민 소득이 올라가며 질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이 고등교육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선진국과의 고등교육 투자 격차도 벌려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의 '대학생 1인당 고등교육 지출액'은 약 1만 달러로 OECD 평균인 1만6천달러의 65% 수준이다. 비교 가능한 OECD 32개국 중 26위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의 '국민 1인당 GDP 대비 대학생 1인당 고등교육 지출 비중'은 40% 수준으로 OECD 평균(42%)과 비슷했지만 2015년에는 한국이 30% 미만, OECD 평균이 40%로 격차가 벌어졌다.
문제는 고등교육 투자가 이처럼 정체 상태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초·중·고교 교육을 거의 무상으로 이수했는데 대학에서는 한 학기 수백만원을 내야 한다"며 "국민연금 등이 소득과 비례해 내도록 설계된 반면 대학등록금은 정액 납부가 원칙이라 저소득층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1980년대까지는 대학이 엘리트 교육을 했기 때문에 '소 팔아서라도 대학 보내면 남는 게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1990년대 들어서는 대학 졸업장의 이점이 줄어든 데다 사학비리 등으로 국민 불신이 커지면서 등록금에 대한 저항감이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대학 진학이 보편화한 시대에 등록금 부담을 낮추려는 정부의 노력은 바람직하지만, 재정지원 없는 등록금 인상 억제는 교육경쟁력 후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등록금 동결 정책을 고수하려면 과감하게 재정지원을 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어렵다면 등록금 동결 정책을 폐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물가상승률 수준에서의 등록금 인상을 허용하되 정부의 지원 확대로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cin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