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후아나 시장, 캐러밴 사태 '인도적 위기' 선언…유엔지원 요청

입력 2018-11-24 03:04  

티후아나 시장, 캐러밴 사태 '인도적 위기' 선언…유엔지원 요청
캐러밴 이민자 4천976명 집결…"제공할 공간 없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이 모여든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의 후안 마누엘 가스텔룸 시장은 캐러밴 숫자가 5천 명에 달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에 봉착했다며 유엔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스텔룸 시장은 "멕시코 연방정부는 거의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없고, 우리 시의 공공자원으로는 이 상황을 버텨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렇게 밝혔다.
가스텔룸 시장은 이날 현재 캐러밴 행렬에 포함된 이민자 4천976명이 티후아나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그루포 포르뮬라 라디오에 "우리는 이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그리고 필수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며 "그들에게 적절한 공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티후아나 시 당국은 유엔난민기구(UNHCR)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했다.
티후아나 시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은 이 지역에 캐러밴이 몰려들자 시내 스포츠시설 등을 개방했으나, 많은 이민자들이 머무르기에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수백 명이 화장실 한 곳을 쓰는 등 위생과 임시 거처의 상태가 매우 열악하다.
티후아나 시는 주민을 위해 쓸 재원도 없는 마당에 캐러밴 이민자들을 위해 예산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티후아나 주민 일부가 캐러밴이 머무는 시설 주변에서 '집으로 돌아가라'며 시위를 벌이다가 간간이 충돌을 빚기도 했다.
수개월 전부터 중미 온두라스에서 미 국경을 향해 행진을 벌여온 캐러밴은 멕시코를 관통하면서 중간에는 여러 마을에서 환대를 받기도 했으나, 구성원 숫자가 불어난데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체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티후아나 시 당국 등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가스텔룸 시장은 캐러밴 사태에 대응해 멕시코와 맞닿은 미국 남부 국경 일부를 폐쇄할 수도 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으름장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티후아나 시에는 미국으로 출퇴근하면서 근무하는 수천 명의 근로자가 있는 데다 티후아나 시 재정이 미국에서 유입되는 관광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어 국경 폐쇄가 현실화하면 큰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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