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스·즈나이드, 북서부 반군지역서 무장괴한 총격에 숨져
"민중봉기 초기부터 활동…알카에다에 여러차례 억류·고문당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북서부 반군 지역에서 활동한 '온건' 반정부 언론활동가 두 명이 동시에 살해됐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州) 매체 프레시라디오는 반정부 언론활동가 라에드 파레스(46)와 하모드 즈나이드(38)가 카프르나벨 구역에서 무장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소셜미디어 계정에 23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밝혔다.
프레시라디오에 따르면 카프르나벨의 한 거리에서 무장 괴한들이 밴을 타고 이동하면서 파레스와 즈나이드를 저격했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조직은 나타나지 않았다.
파레스와 즈나이드는 시리아에 남아 반정부 운동을 이어온 언론 활동가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폭정과 '급진' 반군의 폭력을 모두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만 대표는 "파레스와 즈나이드는 반군, 특히 성전주의 조직의 인권침해나 민간인 억류를 비판하는 활동으로 유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들립은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비롯해 다양한 '성전(이교도를 겨냥한 이슬람의 종교전쟁)주의' 조직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역이다.
HTS가 이들립의 약 60%를 통제하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잔당도 때때로 이 지역에 출몰한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파레스와 즈나이드는 과거 HTS에 몇 차례 구금됐다.
파레스는 올해 6월 미국 일간지 워싱턴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2014년 무장조직원의 총격을 받아 죽을 위기를 겪었으며, 알카에다에게 네 차례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고 썼다.
즈나이드는 생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나는 표현의 자유를 바란다. 두려움 없이 말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들의 암살로 '최후 반군 거점' 이들립에서 온건 반정부 진영의 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이날 열린 장례식에는 유족과 지인 등 수백명이 모여 두 활동가의 명복을 빌고, 추모했다.
동료 활동가인 빌랄 바유시는 "그들은 2011년 시리아 민중봉기가 시작된 그때부터 카프르나벨의 목소리 역할을 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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