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앞에서 또 작아진 트럼프…"재단 자금유용 의혹 규명돼야"

법원 앞에서 또 작아진 트럼프…"재단 자금유용 의혹 규명돼야"
뉴욕주 대법원, 트럼프재단 의혹 관련 공소기각 요청 거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정 다툼에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자선재단을 둘러싼 자금유용 문제에 대해 검찰이 공소를 제기하자, 법원의 공소기각 결정을 끌어내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뉴욕주 대법원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J. 트럼프 재단'을 2016년 대통령 선거와 개인적인 사업에 악용했다는 주 검찰의 공소 제기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 측의 기각 요청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6월 뉴욕주 검찰은 재단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자녀들이자 재단 관계인인 이방카, 트럼프 주니어, 에릭을 기소한 바 있다.
뉴욕주 대법원의 설리언 스캐풀러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면해줄 수 없다며 주 검찰은 관리자로서의 법적 의무 위반, 부적절한 사적 거래, 재단 재산의 오용 혐의에 관해 계속 추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즉각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일가의 변호인은 이번 사안이 단지 계속 진행된다는 의미일 뿐 재단이 모금한 돈은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쓰였고 이는 법적 절차를 통해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16년 퇴역군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한 기부자가 내놓은 약 280만 달러(32억 원)의 관리권을 부당하게 자신의 선거캠프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플로리다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 관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10만 달러(1억1천만 원)를 썼으며, 트럼프의 초상화 한 점을 1만 달러에 사 자신의 골프클럽에 내건 혐의도 있다.
재단 이사회가 지난 19년 동안 모인 적이 없고, 재단 회계책임자는 자신이 이사진에 포함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스캐풀러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선거캠프가 비용을 줄이고자 재단을 동원한 의혹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들이 계획적이고 고의적이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법원 결정과 관련, 바버라 언더우드 뉴욕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재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과 정치적 이득을 위해 수표책 비슷하게 기능했다며 환영했다.
뉴욕주 검찰은 재단 해산과 함께 280만 달러를 회복시키고 트럼프 일가가 자선재단 대표직을 맡는 것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측도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재단의 해산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지만, 뉴욕주 검찰은 유용 의혹 관련 수사가 끝날 때까지 재단을 법적으로 해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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