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美, 전 세계가 자신의 노예 되길 원해"

입력 2018-11-24 19:49  

이란 대통령 "美, 전 세계가 자신의 노예 되길 원해"
이슬람통합 국제회의서 반미 연설…"굴복은 이슬람 배신행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제32회 이슬람통합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슬람권과 미국의 불화는 자유냐, 종속이냐의 문제"라면서 "미국은 오늘날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가 자신의 노예가 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다른 나라를 괴롭히지 말고 각 나라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미국과 서방에 굴복하는 것은 이슬람의 가치에 반하는 배신하는 행위이자 범죄자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중동에 위력을 행사해 중동 내 국가가 스스로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도록 하고 철저히 자신에 복속시키려 한다"며 "서방은 이스라엘이라는 '가짜 정권'을 만들어 팔레스타인을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예멘 내전을 서방의 군사력에 '맨손으로' 맞서는 사례로 들었다. 이란은 예멘 내전의 당사자인 시아파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와 밀접한 관계다.
그는 또 "예언자 무함마드가 우리에게 전한 이슬람의 원리는 인간 사회의 자유였다"며 "현재 중동이 직면한 상황은 이런 이슬람의 가르침과는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의 믿음은 강해졌다"며 "전쟁을 하다 보면 이길 때도, 질 때도 있지만 우리가 알라의 편에 선다면 궁극적인 승자는 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 행사에는 시아파뿐 아니라 수니파 계열의 성직자, 이슬람 학자, 교수 등 100여 개 국가에서 온 350명이 참석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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