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온라인 펀딩 통해 농장서 3마리 매입…내달 동물원 이동
전국 사육 곰 약 540마리…"구조 작업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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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웅담(곰 쓸개) 채취 때문에 철창에 갇힌 반달가슴곰 구출 작업이 다음 달 초 개시된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강원도의 한 농장에 갇혀 있던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 3마리를 최근 매입했으며, 다음 달 7일 충청북도 청주(2마리)와 전라북도 전주(1마리) 동물원으로 나눠 보낼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녹색연합 배제선 생태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온라인 펀딩으로 4천만 원을 모아 3마리를 매입했다"며 "이들은 동물원에서 지내다가 2020∼2021년 지어질 국립생태원 보호시설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 3마리는 모두 2014년 1월 10일생(출생 신고일 기준)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철창 밖으로 나가게 된다.
각각 '반이', '달이', '곰이'라는 새 이름도 얻은 이들은 동물원으로 옮겨지기에 앞서 28일 건강 검진을 한다.
녹색연합은 다음 달 3일 또는 4일 각 동물원, 환경부와 3마리 이전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3마리는 정부가 1981년부터 시행한 반달가슴곰 사육 정책에 따라 수입된 곰들의 후손이다.
반달가슴곰을 수입해 기른 뒤 더 비싸게 수출해 농가 소득을 늘리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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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육 곰 수입은 멸종위기종 보호 여론이 높아지면서 4년 뒤 중단됐다.
국내에 남은 사육 곰은 웅담 채취용으로 길러지다가 쓸개를 적출당하면 도축되는 신세가 됐다.
1981∼1985년 수입된 사육 곰 후손은 2000년대 중반 1천400여 마리에 달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는 2014년 사육 반달가슴곰 증식을 금지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이 사업으로 현재까지 모든 사육 곰은 중성화 수술을 마쳤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 남은 개체 수가 전국적으로 약 540마리다.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고자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부 등에서 야생곰을 수입해 지리산 등에 방사하고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약 540마리 반달가슴곰이 쇠창살에 갇힌 채 죽을 날만 기다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상당수 곰은 좁고 비위생적인 우리에서 빙글빙글 돌거나 철창에 머리를 박는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색연합은 앞으로도 기금을 모아 철창 속 반달가슴곰을 구출하는 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배제선 팀장은 "기업 지원을 받아 사육 반달가슴곰 보호소를 건립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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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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