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매체 "100여명 호흡기증세 치료"…러 "알카에다 연계단체 장악지역서 발사"
내전감시단체 "정부군 포격에 이들립서 어린이 7명 숨져"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한 알레포에서 24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반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국영 매체가 보도했다.
그러나 반군 연합체는 휴전 합의를 약화하려는 정부군의 '거짓말'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이날 밤 알레포에서 염소를 채운 포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공격은 알레포 안에 있는 알 칼리디야 지역을 타격했다고 사나통신에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25일 오전 현재까지 107명이 호흡기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5일 오전 현재 총 94명이 치료를 받았으며, 31명은 입원 중이라고 파악했다.
위중한 환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단체의 라미 압델 라만 대표는 포탄이 떨어진 곳에서 '가스 냄새'가 났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전했다.
알레포 보건 당국은 환자들의 증세와 증언에 비춰 포탄과 함께 발사한 독가스는 염소가 유력하다고 국영 매체에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염소가스로 충전한 포탄이 알레포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이날 성명에서 밝혔다.
반군 조직 연합체인 '국가해방전선'(NLF)은 '화학무기 의심 공격'과 무관하다는 성명을 냈다.
성명은 "NLF는 혁명군이 미사일 공격, 특히 염소가스를 포함하는 공격을 했다는 범죄 정권의 거짓 혐의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반군 대변인인 무스타파 세자리는 독가스 공격 주장을 부인하면서 반군 지역에 발사된 정부 측 포탄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정부가 최근 러시아와 터키 간 휴전 합의를 약화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군 '최후 거점' 이들립주(州) 일대의 최대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비롯한 알카에다 연계 조직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인 '자바트 알누스라'에 뿌리를 둔 HTS는 이들립의 60%를 통제한다.
그동안 시리아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의심 공격은 주로 정부 측 소행으로 추정됐다.
앞서 유엔 관계자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조사단(JIM)은 바샤르 알아사드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이 2014년과 2015년 시리아 3개 마을에 염소가스를 사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작년에는 칸셰이쿤에 사린가스를 살포,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봤다.
서방국가들도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며 비판해왔지만, 시리아 정부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염소가스 포탄' 공격의 원점이 '비무장지대' 중 누스라가 장악한 곳이라고 지목하면서, 비무장지대 합의의 반군 측 보증국인 터키와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올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러시아 소치에서 담판을 벌여 이들립주 등 반군 지역과 정부군 경계에 폭 15∼20㎞로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휴전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24일 이들립 남동부 자르자나즈 지역에서는 정부군의 포격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주민 9명이 숨졌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보고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포탄이 하교 시간대에 학교 주변에서 떨어져 교사 1명과 어린 학생 4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포격을 당한 곳 역시 비무장지대로 지정된 지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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