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 반대…대만과 평화 발전 추구"
中관영매체, 민진당 참패·국민투표 부결 대대적 보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24일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참패하자 중국 정부가 대만 내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5일 이번 대만 지방 선거와 관련해 중국은 대만과 연대를 증진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 대변인은 이번 대만 선거 결과를 파악했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공유하려는 대만 민중의 희망과 경제와 민생의 개선을 바라는 염원을 크게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유지하고 '대만 독립'과 이런 활동을 지지하는 분리주의자들에 대해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면서 "대만 동포와 힘을 합쳐 양안 관계가 평화와 발전의 길로 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안 관계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더 많은 도시가 양안 도시 교류와 협력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마 대변인은 올림픽에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 이름으로 나가자는 대만의 국민투표가 부결된 것에 대해서도 "대만 운동선수의 이익을 걸고 도박하는 행위는 민심을 거스르는 것으로 '대만 독립'은 실패가 정해져 있다"며 당연한 결과로 치부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대만의 지방 선거 및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민진당이 정권을 잡은 지 2년 만에 패배 조짐이 보이니 되돌아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민진당이 양안 갈등으로 민심을 잃으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참패를 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민진당 집권 후 92 공식을 인정하지 않고 양안 간 대립하면서 대만 민중이 원하는 것을 잊어 이번에 표를 잃었다"면서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이번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여론전을 폈으나 민진당의 이번 참패는 미국의 힘이 제한적이라는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도 논평에서 "민진당이 정치 투쟁만 하고 경제 건설에 집중하지 않아 이번 선거에서 역풍을 맞았다"면서 "이번 선거로 민진당의 2020년 재집권을 위한 길이 막혔다"고 주장했다.
협객도는 "대만 사람들은 지난 2년간 양안의 평화로운 발전이 좋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은 양안 관계라는 패를 꺼내 들었으나 모두 무효였으며 민진당의 정치 기만술이 쓰레기 더미로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혹평했다.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은 민진당이 지방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차이 총통이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났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펑파이(澎湃)는 올림픽에 '대만' 이름을 나가자는 국민투표 부결에 대만 운동선수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한바탕 소동이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편, 2016년 집권한 차이 총통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이번 지방 선거에서 민진당이 참패하면서 차이 총통의 정국 장악력이 급속히 약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중국을 뜻하는 '차이니스'라는 꼬리표를 뗄 것인지를 결정하는 이번 국민투표는 대만인들에게 사실상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의지를 묻는 성격이 강했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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