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짬짜미 깨라…야3당 똘똘 뭉쳐 '연동형 선거제' 압박

입력 2018-11-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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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양당 짬짜미 깨라…야3당 똘똘 뭉쳐 '연동형 선거제' 압박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예산 '연계'…민주·한국 맹비난
"연동형 도입은 與 대선공약" 문대통령도 거론…한국당은 공염불만
정당별·지역별 이해관계 달라 고차방정식…의원정수 확대가 쟁점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슬기 기자 =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고 선거제 개편을 현재 심의 중인 내년도 예산안 통과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연말 예산 정국의 긴장도는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야 3당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기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완수할 것을 선언하며, 민주당과 한국당의 결단을 촉구한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립과 정쟁의 승자독식 정치구조를 타파하고, 다당제를 바탕으로 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루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김관영 원내대표, 평화당 정동영 대표·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추혜선 원내수석부대표 등 6명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회견 직후 장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은 직권상정이 돼도 151석이 돼야 의결이 되는데 야3당이 빠지고 나서 151석을 채울 수 없다"면서 "시대과제를 지금처럼 계속 무시하는 자세로 나간다면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야권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입장이 과거 입장을 뒤집은 것이라며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수 300명 유지를 전제로 한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20대 국회에서 김상희·박주민·소병훈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일각에서는 6·13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석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승자독식의 현행 소선거구제에 따라 정당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을 챙기더라도 정당득표율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으면 비례대표 의석은 크게 줄어 전체 의석에선 손해라는 것이다. 그런 계산법 아래 태도를 바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 만찬 회동에서 "지금 논의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르면 제1당은 비례대표를 많이 가질 수 없다"며 "제1당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야3당은 회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혁은 민주당이 국민께 드린 약속"이라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대표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의석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 대표성 강화와 비례성 확대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히면서도 의원정수가 현 300명보다 많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원정수를 300명에서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 중론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당의 의원정수 유지 방침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 의지가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한국당 일각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려면 중대선거구제(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선출하는 제도)를 함께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두 거대양당이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날 야 3당이 정기국회 회기 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완수를 선언한 만큼 정치개혁특위와 각 당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다만 여야뿐만 아니라 같은 당에서도 대도시와 지방, 수도권과 영·호남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려 당론 도출까지는 큰 진통이 예상된다.
일단은 국회의원 수를 얼마로 할 것인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민주당과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지는 의원정수 증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를 크게 늘리기도 어렵고, 지역구를 크게 줄이기도 어렵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개특위 위원인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것은 국민적 동의가 있기 전까지는 불가능하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현재 의원 수를 유지하는 선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른 사회갈등 현안이나 입법 의제를 다룰 때와 달리, 부정적 여론을 설득하거나 대안 마련을 위한 공론을 모색하는 대신 여론을 고정불변인양 취급하며 그 뒤에 꼭꼭 숨는 모습인 셈이다.
평화당은 그러나,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63석 등 전체 의석을 316석으로 하고, 지역구에서 추가의석 발생 시 비례대표 정수를 줄이는 박주현 의원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해둔 상태다.
정의당은 전체 세비를 동결하되 의원정수를 300석에서 360석으로 늘려 지역구 의원을 240석, 비례대표 의원을 120석으로 연동해 선출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의원정수에 관해선 정개특위가 아니라도 다양한 단위에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평화당 싱크탱크인 민주평화연구원은 오는 26일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정의원 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 주요 당직자가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정의당 소속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지난 7일 의원정수를 늘리는 데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밥값 잘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국민도 박수치고 성원한다"며 "국민들이 정수 확대에 반대한다는 명분을 '밥값 잘하는 국회의원을 늘리는 개혁'을 가로막는 방패막이로 이용하는 것은 용인하기 어렵다"고 답한 바 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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