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경조사 챙기며 인맥 관리하는 요즘 조폭들

입력 2018-11-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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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경조사 챙기며 인맥 관리하는 요즘 조폭들
광주 조폭 보복전 사건으로 드러난 조폭 행태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요즘에도 조폭이 있나요?"
광주에서 발생한 조폭 조직간 보복전에 대한 뉴스를 접한 한 누리꾼의 말이다.
과거보다 눈에 띄진 않지만 조폭들은 이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경찰이 올해 3~6월 100일 작전을 펼쳐 전국에서 잡아들인 조폭만 1천385명이었고, 이 중 232명이 구속됐다.
행태만 바뀌었을 뿐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조폭은 여전히 존재한다.
흔히 조폭이라고 하면 지역을 기반으로 조직간 영역 다툼하고 자신을 깡패가 아닌 건달이라 칭하며 화려하지만, 위험한 삶을 사는 영화 속 모습을 떠올리지만 요즘 조폭들은 먹고살기 바쁘다.
과거의 모습과 달리 요즘은 돈을 좇아 이합집산하거나, 철새처럼 여러 지역을 오가며 돈벌이를 찾는 것이 조폭의 특징이라는 것이 경찰의 전언이다.
이번 수도권-광주 간 조폭 보복전 사건에서 이러한 경향은 드러났다.
요즘 조폭들은 SNS를 통해 인맥을 넓히고, 필요에 따라 지역 조직을 뛰어넘는 이합집산을 한다.
광주 조폭 한 명은 이번 사건과정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해 가족의 결혼 사실을 널리 알렸다.
이 내용을 접한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조폭들은 광주로 직접 찾아와 광주 조폭과 얼굴을 텄다.
SNS를 통해 서로 경조사를 알리고, 이것을 계기로 서로 만나며 조폭 간 인맥을 늘리는 것이다.
경조사에 조직원이 많이 모일수록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 덤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조폭들 간의 서열은 나이로 정해진다.
이번 사건에서도 나이가 한 살 어린 광주 조폭이 술 취한 인천 조폭을 말렸다는 이유로 시비가 시작돼 폭행 사건으로까지 번졌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조직원이 당한 피해는 반드시 보복한다는 조폭의 행태는 여전했다.
인천 조폭은 자신이 폭행당하자 평소 친분이 있던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조폭들을 모조리 불러 모았다.
이들은 소속은 각자 달랐지만, 평소 필요에 따라 함께 행동하기도 했기에 전화 한 통화에 상대 조직을 응징하기 위해 새벽에 수도권에서 광주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다만 조폭들은 자신들의 신원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극도로 조심했다.
수도권 조폭들은 광주의 한 모텔에 집결하면서 신원이 드러날까 봐 모텔을 통째로 빌려 손님을 못 받게 했고, 모텔 CCTV 설비도 뜯어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의 지역 기반이 허물어지면서 타 조직간 교류로 세를 불리려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도 경조사를 통해 교류하려던 조폭들 사이에 다툼이 보복전으로 번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1시 30분께 광주 북구 각화동의 한 모텔에서 광주 조폭조직에게 보복하고자 모인 수도권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조폭 조직원 12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전날 인천 조폭이 술을 마시다 광주 조폭에게 폭행당했다는 이유로 보복하려고 광주 조폭 1명을 인질로 붙잡고 폭행·감금·협박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범인들은 전담팀을 꾸려 뒤쫓고 있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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