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협력적 미래관계 다짐…"동맹·파트너·친구로 남을 것"
최악 상황 막기 위해 비준동의 촉구 "모두 책임져야 할 시간"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25일 영국의 EU 탈퇴 조건을 다룬 브렉시트합의문에 공식 서명, 사상 첫 회원국 탈퇴라는 아픈 역사를 쓰게 된 데 대해 "오늘은 슬픈 날"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영국은 결별하더라도 경제는 물론 안보, 환경 문제 등에서 서로 의지해야 할 상대임을 강조하면서 브렉시트 이후에도 굳건한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아울러 지도자들은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비준이 무산돼 내년 3월 29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양측의 의회에 이번 합의문을 동의해줄 것을 촉구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이날 브렉시트합의문 공식 서명을 위한 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가능한 범위내에서 최고의 합의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영국과 같은 회원국이 탈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기쁨이나 축하의 순간이 아니라 슬픈 순간이고 비극"이라고 밝혔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1년 6개월간 진통을 겪는 협상 끝에 타결된 브렉시트합의문에 대해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균형이 잡힌 합의지만 정치적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자"라고 말했다.
EU를 대표해 협상을 이끌어온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우리(EU와 영국)는 동맹이자 파트너이자, 친구로 남을 것"이라면서 "야심 차고 전례 없는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지금은 모두가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할 순간"이라며 유럽의회와 영국 의회에 브렉시트합의문에 대한 비준동의를 촉구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대국민 서한을 통해 브렉시트 합의를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서한에서 메이 총리는 영국 의회에서 이 합의문이 비준될 수 있도록 마음과 영혼을 다해 뛸 것이라며 "이는 국익을 위한 것으로, 영국 전체와 국민 모두를 위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또 내년 3월 29일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정치적 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고 브렉시트로 초래됐던 격렬한 다툼은 잊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나는 그것(브렉시트)이 우리나라의 부활과 화해의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EU 탈퇴'와 '잔류'라는 꼬리표는 영원히 잊고 하나의 국민으로 다시 단결하는 순간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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