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EU 집행위원장 "우리는 이탈리아와 전쟁하는 게 아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재정 지출을 확대한 예산 때문에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는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콘테 총리는 전날 저녁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찬 후 이탈리아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대화로 EU 지침 위반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반니 트리아 재정경제부 장관을 대동하고 만찬에 참석했던 그는 "결론을 내기 위한 만남은 아니었다"며 "상호 존중 속에 모두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대화였다"고 덧붙였다.
융커 위원장도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이탈리아와 전쟁을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나는 많은 이탈리아 청년, 이민자들과 자랐다. 이탈리아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만찬에 대해 "활기차고 흥미로웠다"면서 "관점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U는 이달 21일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4%로 정한 이탈리아의 2019년 예산안이 EU 예산편성 지침을 위배했다고 결론 내렸다.
EU 지침은 예산편성 때 재정적자 상한을 GDP의 3%로 정하고 있지만, 이탈리아는 이미 GDP의 131%에 이르는 국가 부채를 안고 있어 2.4%도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하다며 한차례 반려됐던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EU는 내년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비율이 실제로는 2.9%에 이르고 2020년에는 EU 상한선인 3.0%를 넘어선 3.1%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지침을 거부한 이탈리아에 '초과 재정적자 시정절차(EDP)'에 정해진 대로 GDP의 0.2%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양측이 일단 대화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당장 제재 절차가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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