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어 홍콩 보궐선거도 친중파 후보 승리

입력 2018-11-26 10:45  

대만 이어 홍콩 보궐선거도 친중파 후보 승리
中 중앙정부, 홍콩·대만에 대한 영향력 커질 듯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이 24일 대만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데 이어 25일 홍콩 보궐선거에서도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범민주파 후보가 패배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에 따르면 전날 가오룽 서부 선거구에서 치러진 입법회(국회) 보궐선거에서 친중파인 천카이신(陳凱欣) 후보가 범민주파 리줘런(李卓人)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투표율은 44.4%로, 천 당선자는 10만6천457표를 얻어 리 후보를 1만3천410표 차이로 앞섰다.
천 당선자는 중국과 대립하는 범민주파를 겨냥한 듯 당선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나의 승리는 유권자들이 대립과 갈등보다는 그들의 복지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2016년 9월 입법회 선거 당선자들의 의원 선서식에서 6명의 범민주파 의원이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선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선서식에서 이들 의원은 2014년 일어난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든 채 선서하는 등의 행위로 중국을 자극했다.
이에 중국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진정성 있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은 의원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홍콩 법원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자격 박탈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4개 선거구의 보선이 치러졌으나, 당선된 4명 중 2명이 범민주파, 2명이 친중국파여서 범민주파 진영은 두 개의 의석을 뺏겼다.
이어 이번 보선에서 다시 한 개의 의식을 뺏김으로써 범민주파는 입법회 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홍콩 입법회 의석은 총 70석으로 지역구 의석 35석, 직능대표 의석 35석으로 구성된다.
직능대표 의석은 '건제파'(建制派)로도 불리는 친중파가 장악하고 있으며, 지역구 의석도 이번 보선 결과 친중파 18석, 범민주파 16석이 됐다.
나머지 1개 의석은 의원 자격이 박탈당한 범민주파 의원의 항소가 진행 중이어서 공석으로 남아있다.
이번 보선 결과에 따라 친중파가 홍콩 입법회를 완전히 장악하게 돼 앞으로 중국 중앙정부의 입맛에 맞춘 입법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야당 진영에서 나온다.
명보는 "홍콩 시민의 정치 무력감 등으로 인해 범민주파가 계속 의석을 잃고 있다"며 "단기간 내에 이러한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대만 선거에서는 야당인 국민당이 22개 현·시장 자리 중 3분의 2에 달하는 15곳을 차지했다.
반면에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은 6개의 현·시장 자리를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 정부가 대만과 홍콩에 대한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와 '홍콩의 중국화'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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