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불가피…비상경영체제 들어가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정부가 26일 발표한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방안에 카드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정부 안대로 가게 되면 내년도 적자가 불가피해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예상보다 수수료 인하 폭이 커서 카드업계는 매우 당혹스럽다"며 "재무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수료 인하 충격을 어떻게 상쇄할지 우려되고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인하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이 전체 93% 이상이 돼 장기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가서비스 축소 허용 방안, 기타 비용 절감 방안 등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금융당국이 적극 검토해달라"며 "향후 카드사의 의견을 모아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당국에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나 당국에서 원하는 대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카드사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공동 행보를 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적격비용(원가) 산정 결과 카드 수수료 인하 여력이 모두 1조4천억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중 8천억원 내에서 새롭게 카드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발표한 수수료 정책으로 카드사 수익이 6천억원 감소할 것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업계 당기순이익 1조2천268억원이다. 단순하게 카드사 수익감소분 1조4천억원을 빼면 전체 카드사가 적자에 빠진다.
관건은 비용 절감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절감하라고 주문했다. 무이자 할부, 포인트 추가 적립 등 상품 약관에 포함돼있지 않은 일회성 마케팅비용, 회원 모집하는 설계사들에게 주는 비용 등을 줄이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업계는 이에 적자 상품의 구조를 조정할 수 있게 약관 변경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당국이 약관 변경을 허용한 사례는 전무하다.
비용 절감으로 적극적으로 카드 모집을 할 수 없게 되면 은행계 카드사가 아니거나 회원 규모가 적은 카드사는 반발할 수밖에 없어 이들 카드사가 당국의 바람대로 모집비용 절감에 동참할지도 의문시된다.
마케팅비용 절감은 결국 카드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의 축소로 이어져 고객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지도 카드업계로서는 숙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 마케팅비용을 대대적으로 줄이라고 하니 비상경영체제로 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우대수수료 적용 구간의 확대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5억원 이하까지인 우대수수료 적용 구간이 내년부터는 30억원 이하로 늘어난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중소상인들을 도와주겠다는 취지인데, 매출액 30억원이 중소상인인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카드업계 노동자들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카드사 노동조합 단체인 '금융산업발전을 위한 공동투쟁본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인력 구조조정과 대고객 서비스 축소가 우려된다"며 "저희 입장에서 안타깝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 노조는 조만간 대의원 대회를 소집해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당정 "카드수수료율↓…24만 차상위자영업자 年 214만원씩 절감"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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