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지난 4일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 사고 처리 과정에서 지방정부 관계자와 사고회사 측이 결탁해 유출량을 실제의 10분의 1로 축소 발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시 정부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시 유출된 'C9 방향족 탄화수소수지' 양이 당초 발표된 6.97t의 거의 10배인 69.1t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취안저우시 취안강(泉港)구 공무원들이 사고 업체 및 부두 관계자들과 결탁해 유출량을 숨겼다는 것이다.
사고는 4일 새벽 취안저우의 푸젠동강(東港) 석유화학회사가 'C9 방향족 탄화수소수지'를 선적하는 선박 '톈통(天桐) 1호'와 부두를 연결하는 호스에서 이 물질이 유출되면서 발생했다.
'C9 방향족 탄화수소수지'는 석유에서 화학적으로 만들어지는 수지로 접착제나 잉크, 페인트를 만드는 데 사용되며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
취안저우시 정부는 조사 결과 "기업 관련자들의 안전의식이 희박했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동강 석유화학회사가 사고 발생 후 완전히 사실을 숨기고, 악의적으로 결탁해 증거를 위조했다"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에게 유출량을 함구하도록 요구하고 외부에는 '노후된 부품이 손상돼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하게 해 처벌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시 정부는 주요 사고 원인으로 "기업이 관련 법규를 위반하고, 책임 있는 기관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지방정부의 관련 부문도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 정부는 현재까지 기업 관계자 6명과 사고가 난 작업을 담당했던 4명에 대해 형사 강제조치를 취했으며, 사고에 대해 직접 책임이 있는 7명은 체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은폐에 관련된 공무원들은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한편 시 정부는 사고 수습 상황에 대해 "기름종이 등을 이용해 40t은 빨아들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이미 휘발됐다"면서 "주변 마을의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입원자 11명을 포함해 69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모두 퇴원했고, 어업활동도 차츰 회복되고 있다고 시 정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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