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부 의심 우회적으로 드러낸 듯…"위킹그룹은 주권 침해"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6일 비핵화 협상에 관한 미국의 잇따른 속도 조절 발언에 대해 상황 관리에만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조선신보는 이날 '한미워킹그룹과 속도조절론의 함정' 제목의 기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비핵화에 시간표가 없다는 발언 등을 거론하며 "일각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초에 2차 조미수뇌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하면서도 내정간섭의 횡포를 저지르며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북남공동선언 이행을 가로막으려 하는 데 대해 대조선 협상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 상황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트럼프식 전략적 인내'로 선회하는 징조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조선의 입장에서는 대화상대에 대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시간 끌기와 속도조절론의 진의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궁금증을 숨기지 않았다.
북한 지도부가 최근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해 미국 측에서 나오는 잇단 속도조절론에 대해 단순히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와 대북 압박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 억제만을 목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선신보는 또 "미 협상팀은 여전히 자국 내 반대파 세력의 입김에 포로가 돼 있다. '선(先)비핵화, 후(後)제재완화' 입장이 유지되고 그것은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도 변하지 않고 있다"며 "조미관계가 침체상태에 놓이게 되면 반대파 세력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하루빨리 지속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내 보이면서도 제재 완화 우선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만약 백악관의 주인이 '인내'를 운운하며 불신과 대결의 악순환을 조성한 전임자와 같은 길을 가려 든다면 조선도 상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관계에서 속도를 내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압박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신보는 이어 북한 철도 남북공동조사의 제재 면제를 합의한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민족문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 주권 침해인 동시에 조미수뇌합의 이행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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