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취재진에 "여기서 촬영하려면 우리 허가 받아라" 위협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해안경비대가 필리핀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필리핀에서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필리핀 TV채널인 GMA 뉴스 제작진이 필리핀 북서쪽 리드뱅크(필리핀명 렉토뱅크)에 있는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파나타그 암초)에 접근하다가 중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차단됐다.
중국 해경은 "이곳에서 촬영하거나 인터뷰하려면 우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당장 떠나지 않으면 물리력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했다고 GMA 뉴스 측은 밝혔다.
GMA 뉴스 제작진은 당시 중국 해경에 어획물을 빼앗긴 필리핀 어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중이었다.
중국은 필리핀의 EEZ 안에 있는 스카보러 암초를 2012년부터 점거하고 있으며, 이 같은 행위가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2016년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은 25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파나타그 암초는 우리의 EEZ 안에 있으며 중국 소유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또 로드리고 두테르테 행정부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중국과 필리핀이 체결한 29개 협약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게리 알레야노 하원의원도 "필리핀 정부가 서필리핀해(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동에 대해 계속 침묵하면 더 많은 필리핀 국민이 자국 영토에서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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