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간첩혐의로 이달 21일(현지시간) UAE 항소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영국인 매슈 헤지스를 사면했다고 26일 밝혔다.
UAE 정부는 이날 국영 WAM통신을 통해 "제47주년 건국 기념일(12월2일)을 맞아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얀 대통령이 죄수 785명을 사면하라는 칙령을 내렸다"며 "이 가운데 영국인 헤지스가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석방과 관련한 법적 절차가 끝나면 헤지스는 UAE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지스는 영국 더럼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학생으로, 올해 5월 UAE 두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UAE 검찰은 21일 결심 공판에서 그가 연구 자료 수집을 빙자해 UAE의 안보, 국방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외국의 정보기관으로 유출하려 했고, 신문 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자인했다고 주장했다.
그에게 종신형이 선고되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서 UAE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UAE에서 종신형을 받은 외국인은 교도소에서 25년간 수감 생활을 한 뒤 강제 추방된다.
그의 가족은 UAE 정부에 선처를 요청했고 이에 주영 UAE 대사는 23일 "UAE와 영국의 협력 관계는 긴밀하다.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우리 정부는 선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사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UAE 정부는 26일 사면 발표와 함께 헤지스가 영국 정보기관 MI6의 요원이라고 자백하는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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