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고급 호텔 때문에 영업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요구한 워싱턴 D.C의 와인바가 패소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 지방법원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과 트럼프 대통령을 제소한 '코크 와인바'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코크 와인바는 영업장소에서 불과 2.4㎞ 떨어진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2016년 문을 연 이후 손님들을 뺏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3월 소송을 낸 바 있다.
외국 정상과 외교관, 정부 관리들과 로비스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가 종종 찾는 이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행사를 가질 수 밖에 없어 영업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원고측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워싱턴 D.C 지법의 리처드 J. 리언 판사는 원고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영업에 개입했거나 방해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기각 사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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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원고측은 피고측이 대통령의 "드높은 악명"이라는 경쟁적 우위를 이용하려 했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법적으로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언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측의 소송이 성립되려면 광범위한 영업행위를 단죄하는 셈이며 팝 가수에서 스타 셰프에 이르는 온갖 유명인들에게 그들이 광고하는 기업들의 지분 취득을 금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백악관에서 6개 블록밖에 떨어지지 않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은 연방 정부 소유의 옛 우체국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트럼프 그룹이 60년간 사용 계약을 맺고 있다. 트럼프가 거느린 기업 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흑자를 내는 알짜에 속한다.
소장을 낸 코크 와인바의 소유주 할리드 피츠는 정치 활동가이며 공동 소유주인 다이앤 그로스는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민주당 성향의 인물들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소장에서 호텔의 수익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 간다면 대통령이 연방 총무청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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