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미운털' 홍콩 갑부 리카싱, 개혁개방 공신 100인서 빠져

입력 2018-11-2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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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미운털' 홍콩 갑부 리카싱, 개혁개방 공신 100인서 빠져
홍콩 언론 "중국 내 투자 줄였다가 당국에 밉보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개혁개방에 큰 공을 세운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 CK허치슨홀딩스 전 회장이 '개혁개방 공신 100인 명단'에서 빠졌다.
중국 관영 매체 인민일보는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다음 달 18일 열릴 '개혁개방 10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개혁개방에 큰 공을 세워 표창을 받을 100인의 명단을 발표했다며 홍콩 명보와 빈과일보가 27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고, 개혁개방 초기 대대적인 투자로 중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한 홍콩 재벌도 다수 포함됐다.
홍콩 자본은 개혁개방 초기 중국에 투자한 국외 자본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광둥 성의 경우 그 비중이 70∼80%에 달했다.
하지만 홍콩 최대 재벌로 중국 개혁개방에 큰 공을 세운 리카싱은 이번 명단에서 제외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광둥(廣東) 성 태생으로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온 리카싱은 1950년 청쿵공업을 창업한 후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해 아시아 최대 재벌 그룹 중 하나를 건설했다.
그는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 초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후 중국에 처음으로 투자한 외국 기업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당시 서구 자본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투자를 꺼릴 때 리카싱은 중국 본토에 대대적으로 투자했고, 개혁개방을 이끌던 덩샤오핑은 이를 매우 고마워했다.
리카싱이 100억 홍콩달러(약 1조4천억원)를 기부해 광둥 성에 산터우(汕頭)대학을 세우자 덩샤오핑은 그를 직접 만나 "조국에 대한 당신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카싱은 뒤를 이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중국 지도자들은 그를 여러 번 만나 중국 경제성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리카싱의 장남 빅터 리(李澤鉅)가 악명높은 부호 전문 납치범 청체컹 조직에 납치되자 리카싱은 장쩌민에 이를 호소했고, 장쩌민의 특명을 받은 중국 경찰이 청체컹을 체포해 처형했다는 일화도 있다.
하지만 현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는 관계가 긴밀하지 않다는 소문이 돈다.
그는 2011년부터 중국에서 부동산 자산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이후 호주와 캐나다, 영국 등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정치 환경이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는 판단을 리카싱이 내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 때문에 중국 언론에서 본토 투자를 포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비애국적 자본가'로 몰리기도 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리카싱이 정치적으로 베이징 중앙정부에 협력하지 않고 수익성을 중시한 투자 활동을 펼친 결과 중국 지도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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