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원 '묻지 마' 흉기 기습 피의자 '정신적 문제 있나'

제주 공원 '묻지 마' 흉기 기습 피의자 '정신적 문제 있나'
경찰, 30대 여성 피의자 영장…범행동기 "욕했다" 횡설수설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공원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던 20대 여성 2명을 흉기로 기습, 얼굴 등을 다치게 한 30대 여성 피의자의 범행동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A(31)씨에 대해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6시 45분께 서귀포시 서호동의 한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모(24), 윤모(〃)씨 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벤치에 앉은 여성 2명이 자신을 욕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에 화가나 범행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소 누군가 자신을 쫓아다니고 욕한다고 생각해 흉기를 소지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A씨의 주장과 달리 A씨가 별다른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두르는 등 이른바 '묻지 마' 기습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이런 범행을 하게 된 배경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이후에는 A씨에 대한 정신 감정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 시 횡설수설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진술에서도 A씨의 이상 행동이 드러난다.
사건 당시 피해자 김씨 일행은 서귀포시 혁신도시 아파트 단지 인근 한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다. 공원은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적이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갑자기 A씨가 다가와 욕설을 했다.
이에 김씨 일행은 "욕을 왜 하느냐"며 따져 물었는데도 A씨가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A씨는 가진 흉기를 꺼내 들어 피해 여성 2명에게 휘둘렀다.
이로 인해 김씨는 오른손을 심하게 다쳤으며 윤씨는 왼쪽 뺨에 15㎝가량의 큰 상처를 입었다.
머리와 배 등에도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상처를 입었다.
피해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인 충격도 커서 직장 근무도 하지 못한 채 병가를 내고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몸싸움을 하는 도중 흉기를 땅에 떨어뜨려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김씨 일행을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
김씨 일행은 만나기로 했던 친구가 공원에 도착하자 20여 분간의 몸싸움 끝에 차량으로 급하게 현장을 피할 수 있었다.
A씨는 차량 앞까지 돌을 들고 쫓아왔지만, 차에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으며 차가 떠나자 유유히 제 갈 길을 갔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되지 않아 피해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공원 인근에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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