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37대 1, 석사도 지원…임금 비교적 높고 고용도 안정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조선업 침체로 생활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울산 동구를 비롯한 울산 기초자치단체 환경미화원 채용에 지원자가 쇄도하고 있다.
환경미화원에 20∼30대 지원자가 절반을 훌쩍 넘고 대학원 졸업자도 지원했다.
울산시 동구는 지난 19∼20일 환경미화원 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3명 모집에 113명이 지원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쟁률은 37.6대 1로 지난해 19대 1보다 배가량 높은 것이다.
올해 지원자 나이는 20대 10명(8.8%), 30대 64명(56.6%), 40대 32명(28.3%), 50대 7명(6.2%) 등으로 20∼30대 지원자가 65.4%를 차지했다.
중졸 이하 4명, 고졸 이하 51명, 전문대졸 이상은 58명이며 이 가운데 석사 학위 소지자도 2명이 있다.
남자 지원자는 104명, 여자 지원자는 9명으로 나타났다.
다른 구·군 역시 환경미화원이 되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북구는 지난 5∼6일 원서를 받은 결과, 2명 모집에 44명이 지원해 경쟁률 22대 1을 보였다. 역시 지난해 경쟁률 14대 1보다 대폭 높아졌다.
올해 지원자 중 20∼30대는 24명(54.5%)으로 역시 절반이 넘었다.
중구는 4명 모집에 87명이 지원해 21.7대 1, 울주군은 5명 모집에 110명이 지원해 22대 1을 기록했다.
남구는 아직 올해 환경미화원 모집 공고를 내지 않았다.
환경미화원 모집에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공무원 못지않은 복지 수준과 임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울산 5개 구·군 환경미화원 초임 연봉은 체력단련비, 시간 외 수당, 휴일근무수당, 유류 보조비 등을 포함해 4천만∼4천300만원 수준이다.
승진은 없지만, 최대 30호봉(30년)까지 임금이 오른다.
정년은 만 60세로 공무원과 똑같고 고등학교 자녀 학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한 환경미화원은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을 만큼 임금을 받고 고용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동료들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조선업 위기 등 울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이만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는 인식도 경쟁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울산 실업자는 2만9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천명(33.6%) 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실업자가 늘어나 실업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포인트 상승한 4.9%로 조사됐다.
반대로 고용률은 58.6%로 1.1% 포인트 줄었다.
동구 관계자는 "울산이 조선업 위기 등에 직접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환경미화원 업무가 웬만한 일자리보다 낫다고 말하는 지원자가 적지 않다"며 "경쟁률이 쉽게 낮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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