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훈장 추서 후 23년만에 후손에게 전달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할아버지는 2007년에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생전에 증조할아버지의 훈장을 받았다면 더 감격스러워하셨을 것 같습니다."
일본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업적으로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조화선 지사의 증손녀 조침령(자오천잉·趙琛穎)씨는 27일 중국 선양총영사관에서 열린 증조할아버지 훈장 전수식 후 이같이 말했다.
1892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조 지사는 1920년 만주로 건너가 대한통의부 등에서 활동했다. 1933년 석인구 전투와 쾌대모자 전투를 비롯해 1920~1930년대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 다수의 항일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조 지사에게는 1995년 훈장이 이미 추서됐지만 후손이 확인되지 않아 전달하지 못했는데, 국가보훈처 심사를 거쳐 조씨 등이 지난 6월 후손으로 공식 인정됐다.
조 씨는 "증조할아버지는 중국과 조선(북한), 한국을 위해 항일운동을 했고 매우 큰 업적을 남겼다. 할아버지로부터 '증조할아버지는 민족의 영웅'이라고 들었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를 인정해줘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임병진 주선양 한국총영사는 "많은 공적을 고려할 때 좀더 일찍 훈장을 전수했어야 하지만 후손 입증에 시간이 걸렸다"면서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나마) 후손에게 전달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나라를 위해 세운 공로로 애족장, 독립장, 대통령표창 등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 중에 유족이 없어 아직 훈장을 전달하지 못한 미전수자는 5천6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활동한 독립유공자도 2천여 명이다.
임 총영사는 "후손 입증과정에 있는 분들은 빨리 유공자로 입증돼 훈장 전수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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