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차량 내 중상자 확인 못한 경찰·구급대원 진상 조사

음주사고 차량 내 중상자 확인 못한 경찰·구급대원 진상 조사
경찰, 20대 운전자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음주 사고가 난 차 안에 있던 중상자를 제때 발견하지 못한 경찰관과 구급대원들에 대해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충북소방본부와 청주 청원경찰서는 사고 당시 뒷좌석 부상자를 확인하지 못한 경찰관과 119 구조·구급대원들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3일 새벽 청주시 청원구 사고 현장에는 119구조대·구급대 8명, 경찰 2명이 출동했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했던 증평소방서 구조대원 5명, 청주 동부소방서 구급대원 3명을 상대로 사건 경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원경찰서 청문감사관실도 현장 출동 경찰관 2명을 상대로 부상자를 확인하지 못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사고 승용차 운전자 A(26)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3일 오전 5시 57분께 청원구 오창읍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에 B(26)씨와 C(22)씨를 태우고 달리다가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C씨는 목을 심하게 다쳐 전신 마비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경상을 입었다.
A씨는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6％ 상태로 운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서 나온 뒤 사고가 나기까지 기억이 전혀 없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친구인 B씨와 그의 대학 후배인 C씨와 만나 술을 마셨다.
세 명은 이날 새벽 노래방에서 소주 2병과 맥주 4병을 나눠 마신 뒤 오전 5시께 귀가하려고 했다. C씨와 만나기 전 A씨와 B씨는 1차 술자리에서 소주 4병을 나눠마셨다.
C씨는 병원에서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A씨가 택시가 잡히지 않자 '차를 타고 가자'고 말했다"며 "사고가 났을 때 뒷좌석에 사람이 있는지 모를 리가 없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A씨는 현장 출동 경찰관에게 "차에는 2명만 타고 있으며 추가 부상자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출동 당시 뒷좌석에 있던 C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C씨는 사고 발생 7시간여 뒤인 오후 1시 30분께 사고 차를 수리하려던 견인차 업체 관계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동승자 B씨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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