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성민 승부조작 의혹도 숨겨 물의…타 구단에 민폐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NC 다이노스가 저지른 또 하나의 '나쁜 침묵'으로 다른 구단이 애먼 피해를 보게 됐다.
KBO는 27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KBO 사옥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2014년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와 벌금 처분을 받았던 kt wiz 내야수 강민국(26)에게 3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강민국은 내년 정규시즌 30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는 1군 엔트리 등록 기준이다. 1군 엔트리에 올라온 상태로 30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한다.
강민국은 정규시즌 시작 전에 열리는 시범경기에도 출전할 수 없다. 또 30경기 출장정지를 모두 이행하지 않은 상태로는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오면 안 된다.
kt로서는 애가 타는 노릇이다.
kt는 이달 14일 트레이드로 투수 홍성무를 NC에 내주고 강민국을 영입했다. 당시 kt는 "내야 백업 자원 보강" 차원이라며 "공·수·주 능력을 두루 갖춘 유망주로, 특히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강민국을 제대로 써보기는커녕 전력상 손해를 보는 날벼락을 맞았다.
강민국이 음주운전을 하고 경찰에 적발된 것은 NC 소속이던 때의 일이다.
2013년 7월 신인 드래프트로 NC에 지명된 강민국은 정식 입단 전인 2014년 1월 초 훈련 참가 기간에 진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 사실을 안 NC는 강민국에게 벌금 500만원과 해외 전지훈련 제외 등 내부 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KBO에는 신고하지 않았다. 이는 KBO 규약 제4조 '지시·재정 및 재결' 3항과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 2항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NC는 음주운전 적발 당시 강민국이 정식 입단하기 전이었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강민국이 정식 NC 선수로 활동하던 2014년 4월 법원의 면허 취소 및 벌금 400만원 처분 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NC는 변명거리를 찾을 수 없다.
KBO 상벌위는 "선수가 해당 사실로 형사 처벌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시점은 KBO리그 소속 선수로 활동 중인 시기였다. 판결이 나왔음에도 구단이 KBO에 해당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KBO리그 회원사로서 규약 준수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NC는 강민국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37경기에 내보내는 등 활용했다. 2017∼2018시즌에는 상무에서 군 문제도 해결하도록 해 미래 활용 가치도 키웠다.
또 강민국을 트레이드 카드로 써 투수 홍성무를 데려오며 팀 전력을 강화했다.
kt는 트레이드 협의 과정에서 강민국의 음주운전 경력은 전달받았지만, KBO 신고 여부는 전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kt는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선수를 알고도 영입한 죗값으로 내년 시즌 선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NC가 강민국의 음주운전을 신고하지 않은 대가는 KBO 벌금 1천만원이다.
여기에 이기적인 침묵을 자주 하는 구단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NC는 지난해 '트레이드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승부 조작 의혹이 있는 선수 이성민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아 kt가 특별지명으로 데려가도록 하고 보상금 1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성민의 이적이 현금이 오간 트레이드가 아닌 특별지명제도 절차였다는 점에서 NC의 무혐의로 결론 내리기는 했다. 그러나 NC는 이성민의 승부조작 의혹을 인지하고도 이를 kt에 알리지 않은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사건은 kt가 이성민을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보낸 이후에야 알려졌다. 이성민의 활용 가치를 높이 평가해 영입한 롯데는 이성민을 사용할 수 없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성민은 이후 법원에서 승부조작 혐의가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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