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월경 혐의…나머지 승조원들에게도 비슷한 판결 나올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법원이 27일(현지시간) 이틀 전 나포된 우크라이나 함정 승조원 20여 명 가운데 3명의 승조원에 대해 2개월의 구속을 결정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크림반도의 심페로폴 법원은 이날 나포된 우크라이나 함정 승조원들에 대한 첫번째 영장실질심사에서 오데사주(州) 출신의 승조원 블라디미르 바리메즈(26)에 대해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내년 1월 25일까지 2개월간의 구속을 명했다.
이 승조원에겐 형법상의 '집단적 무단 월경' 혐의가 적용됐다.
뒤이어 유리 부드질로와 블라디미르 테레셴코 등 다른 2명의 승조원에 대해서도 역시 2개월의 구속을 허가했다.
법원은 이날 나포된 24명의 승조원 가운데 12명에 대해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도 비슷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입원 중인 부상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의 승조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다음날인 28일에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 해안경비대는 지난 25일 저녁 흑해에서 아조프해로 가기 위해 케르치 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을 동원해 나포한 뒤 인접한 크림반도의 케르치항으로 끌고 가 억류했다.
나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최소 3명이 부상했으며 이들은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포된 우크라이나 승조원은 모두 24명이며 부상자들을 제외한 21명은 크림반도 동부의 군부대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함정과 승조원들이 케르치 해협 통과를 위한 사전 신고와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러시아 영해로 진입해 민간 선박들에 위험한 항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자국 일간 베도모스티에 나포 사건 배경과 관련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함정들이 규정대로 48시간 전에 (통행) 허가 신청을 하고, 배에 러시아 수로 안내인을 태우고, 러시아 영해를 침범하지 않았으면 함정들을 통과시킬 준비가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항만 당국의 케르치 해협 통행 허가는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시절에도 필요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 해안 초소들과 케르치 해협 항만들에 우크라이나 함정들의 해협 통과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 러시아는 케르치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선박 통행권을 존중하지만 상대도 러시아 국경과 통행 규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루슈코 차관은 독일 베를린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우크라이나의 목적은 내부 정치적 동기에서 상황을 최대한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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