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 버스 습격 사건으로 긴장 고조…차량·주민 이동 통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일대에 대한 보안수위가 대폭 강화됐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G20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를 부분적으로 폐쇄하고 차량과 주민의 통행을 통제할 예정이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스타 살구에로에서 가까운 벨그라노, 팔레르모, 레콜레타, 푸에르토 마데로 등은 차량이 전면 통제되고 거주 사실이 확인된 주민만 통행이 허용된다.
30일 정상들의 만찬 장소로 선정된 대표적인 문화공간 콜론 극장 주변도 차량 통행과 주민 접근이 금지된다.
버스와 지하철은 평소와 다름없이 운행되지만, 각국 정상이 입출국하는 시내 호르헤 뉴베리 국제공항은 일반 항공기 이착륙이 허용되지 않는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당국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400만 달러(약 45억 원)를 들여 새 보안 장비를 구매했으며, 회의 기간에 2만2천여 명의 경찰과 외국의 보안요원 2천여 명이 이 거리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G20 정상회의 보안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것은 최근 프로축구 선수단 버스 습격으로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2차전이 연기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남미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2차전은 애초 지난 24일 프로축구클럽 리버 플레이트의 홈구장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엘 모누멘탈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당일 상대 팀 보카 주니어스 선수단이 탄 버스가 리버 플레이트 서포터스들의 습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서포터즈들은 버스에 돌을 던지는 등 폭력행위를 저질렀고, 경찰이 출동해 최루가스를 뿌리는 등 진압에 나섰다.
이 사태로 보카 주니어스 선수들이 병원에 후송됐고, 연맹은 경기를 25일로 연기했으나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경기를 G20 정상회의 이후로 다시 연기했다.
G20 정상회의 때마다 벌어지는 시위 외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정부를 비난하는 시위도 예정돼 있어 아르헨티나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여성·인권 단체 회원들은 G20 정상회의에 맞춰 대규모 거리행진을 예고해 경찰과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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