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함 나포 사건 발생 이전부터 아조프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케르치해협을 통제함으로써 우크라이나 경제에 타격을 주는 방안을 시행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크라이나와 서방 관리 및 분석가들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5월 케르치해협을 가로질러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다리 개통 이후 우크라이나 경제를 압박하고 우크라이나가 서방 경제에 편입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선을' 조용히 전개해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는 이번 군함 나포 사건 이전부터 케르치해협을 통과해 아조프해 우크라이나항구로 향하는 선박들의 통행을 지연시키거나 귀찮게 하는 등의 방해 작전을 펴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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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해운 전문가이자 '블랙시(흑해) 뉴스' 웹사이트 편집자인 안드리 클리멘코는 WSJ에 러시아 측의 방해 작전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의 교역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베르디얀스크의 경우 올 첫 10개월간 물동량이 21%, 마리우폴은 7%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클리멘코는 "러시아가 케르치해협을 점진적으로 조여오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목표는 이들 항구를 '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의 이러한 압박 작전이 반군의 분리주의 활동이 수년째 계속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 인접한 도시들에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조프해에서 조업 중인 우크라이나 어부들도 러시아 측으로부터 유형무형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당국은 지난 6월 베르디얀스크 지역 어부들에게 러시아 측에 나포될 위험이 있다며 아조프해역에서 수 마일 이상 나가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 때문에 어업에 의존하는 1만명의 주민이 일자리와 생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계엄령이 선포된 후 더욱 그러하다고 WSJ은 전했다.
군함 나포 사건 발생 후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이나 경제제약 등 우크라이나 약화 작전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스크바 소재 정치공학연구소의 알렉세이 마카르킨 소장은 "이는 지역적인 사안으로 선전공세와 같은 전쟁준비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과시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상황을 변경할 수단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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