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행복 측정 통해 국가 공공선 달성 책임 물어야"(종합)

입력 2018-11-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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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행복 측정 통해 국가 공공선 달성 책임 물어야"(종합)
OECD세계포럼 둘째 날 기조연설 "정부 매일 신뢰 잃고 있어"
"한국 '양성평등·장시간 노동' 해결해야…탈탄소화 전략 시급"

(송도·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고상민 기자 = "정부는 공공의 선을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이러한 공공의 선을 측정하며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 측정의 중요한 요소는 행복입니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6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 둘째 날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의 책임과 행복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했다.
삭스 교수는 오늘날 환경 문제, 핵전쟁 위협 등의 위기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있고 정부는 매일매일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패문제로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탄핵됐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언론인을 살해하는 등 잔인하고 끔찍한 행위를 정부 차원에서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가 2천300여년 전에 저술한 '정치학'에서 정부 신뢰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삭스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의 선을 추구할 의무가 있고 이것을 오늘날 개념으로 말하자면 행복"이라며 "이는 공자의 유교 사상과 유사하며 한국에서도 조선이 이 사상으로 통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책임은 측정을 하지 않으면 물을 수 없기 때문에 행복 측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따라서 웰빙은 반드시 측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국가가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공공의 선을 위해서는 각 국가의 자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환경 문제는 각 국가가 자주권만 강조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본 원칙으로 삭스 교수는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긴 법치주의, 주기적인 정권 전환을 위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삭스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는 것은 환상의 불과하며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환상에 빠져 있다"며 "정신병자가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데 미국 상황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삭스 교수는 다국적 기업의 제한되지 않은 행동도 국가 신뢰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시대는 기업이 정부보다 더 많은 힘을 갖는 시대"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그렇듯 기업 출신 인물이 정부 부처에 들어와 환경 관련 규제를 파괴하고 기업 편에 서며 기업은 제한된 책임만 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삭스 교수는 '포용적 성장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열린 국회 초청 강연에서는 한국이 유엔의 17가지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를 이행하는 데 있어 남녀 성차별과 장시간 노동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DGs는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이 2015년 재임 당시 주도해 만든 어젠다로, 삭스 교수는 당시 반 총장의 특별자문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장시간 노동과 관련,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국가로 안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굉장히 높지만 웰빙지수는 세계 57위에 불과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삭스 교수는 "한국이 겪는 진짜 위기는 환경 부문일 수 있다"며 "심각한 대기질 문제는 화석연료 의존도 탓이다. 조속히 탈탄소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위해 다른 동북아 국가들과 지역적 협업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려는 미국의 순진한, 잘못된 생각 때문"이라며 "한국도 이 지정학적 위험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 만큼 미중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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