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학도 딸 가슴에 묻고' 전주대에 장학금 7천만원 기부

'패션학도 딸 가슴에 묻고' 전주대에 장학금 7천만원 기부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딸 아이는 가슴에 묻었지만, 그 꿈은 묻을 수 없었네요."
패션학도 딸을 잃은 학부모가 딸의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했다.
전주대 패션산업학과 3학년 재학 중 지난 8월 심근경색으로 숨진 박경립(당시 21) 학생의 아버지 박종률(48·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씨는 최근 전주대에 장학금 7천만원을 기부했다.



어릴 적부터 유독 옷과 재봉틀을 좋아했고 중고교 시절 옷을 수선하거나 친구들에게 만들어 줄 정도였던 경립 양은 패션디자이너를 꿈꿨다.
패션산업학과 박현정 학과장은 "항상 맨 앞 중앙에 앉아 수업에 집중했고 실습 시간에 열정이 가득한 사랑스러운 학생"으로 경립 양을 회고했다.
후천성 1급 시각장애인인 박씨는 외동딸인 경립 양을 인생의 전부로 알고 살아왔다. 박씨는 딸을 가슴에 묻었지만, 딸의 꿈은 차마 저버릴 수 없었다.
그는 못다 이룬 딸의 꿈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
장학금 이름은 '박경립 꿈이룸 장학금'.
박씨는 27일 '제1회 박경립 꿈이룸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그는 "이제 막 하고 싶은 공부를 시작한 딸이 허망하게 떠나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못다 이룬 꿈을 동기와 후배들이 이뤄주고 딸의 발자취를 기억해주기를 바란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대학은 3학년 1학기를 마친 학생 중 어려운 경제 형편에도 학업 의지가 높은 학생 5명을 선발해 매년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5천만원은 10년간 500만원씩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남은 2천만원은 패션산업학과 실습을 위한 재봉틀과 실습기자재 구매에 쓰일 예정이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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