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만난 보우소나루 아들 "새 정부 이전 계획 세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 이전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논란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은 이날 브라질 새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인지가 아니라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날 것인지를 묻는 게 맞다"고 말해 대사관 이전 방침이 이미 결정됐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는 에두아르두 의원이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만나고 나서 나온 발언이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쿠슈너 선임고문과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렸다.
앞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사관 이전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 "새해 1월 1일 취임하고 나면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수도를 어디로 할 것인지는 그 나라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 "만일 브라질이 지금 이스라엘에 대사관을 설치한다면 예루살렘이 될 것"이라고 말해 대사관 이전을 강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달 말 대선 결선투표가 끝나고 나서 이달 초 대사관 이전 의사를 밝혀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고위 간부는 대사관 이전이 중동지역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대변인을 통해 "팔레스타인인과 아랍 세계, 무슬림을 향한 적대적인 조치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이집트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성지로 간주한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내쫓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 어느 나라 영토도 아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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