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폐수업체 황화수소 누출…4명 의식불명, 맥박만 회복(종합2보)

입력 2018-11-28 16:26   수정 2018-11-28 16:46

부산 폐수업체 황화수소 누출…4명 의식불명, 맥박만 회복(종합2보)
탱크로리 폐수를 집수조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이상 화학반응
최초 신고자 "계란 썩는 냄새 진동, 나가보니 직원들이 쓰러져"
소방 "외부 폐수 집수정에 붓는 순간 유독가스 발생 추정"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오수희 기자 = 부산 한 폐수처리 업체에서 유독물질인 황화수소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됐다.
28일 오후 1시 8분께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있는 폐수처리업체에서 황화수소로 추정되는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 4명, 운전기사 2명, 회사 임원 1명 등 7명이 가스를 흡입해 인근 대학병원 등지로 옮겨졌다.
피해자 중 4명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고 1시간여 만에 호흡과 맥박은 회복했다.
하지만 아직 의사소통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명은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는 외부에서 폐수를 받아와 처리하는 일을 한다.
이날도 탱크로리 차량으로 싣고 온 폐수를 공장 2층에 있는 집수조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갑자기 화학반응이 일며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119에 최초 신고한 한 공장 직원은 "계란이 썩는 것 같은 냄새가 심하게 나서 나가보니 직원들이 쓰러져 있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중상자 4명은 사고현장 2층에서 작업한 사람들이다.
경상자 2명은 탱크로리 기사로 이상함을 감지하고 2층으로 올라가 쓰러져 있는 2명을 1층으로 옮기는 등 초기 구조 활동을 도왔다.
그러던 중 신고를 받은 119가 출동했고 2층 중상자 2명을 추가로 구조하고, 탱크로리 기사 등도 병원에 옮겼다.
소방은 폐수가 섞이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면서 가스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소방은 새로 투입된 폐수의 양과 종류, 기존 집수정에 있던 폐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소방은 목격자를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하는 한편, 업체 관계자를 불러 폐수처리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작업자들은 특별한 보호장구 없이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화수소는 흡입하면 구토나 어지러움, 호흡곤란·메스꺼움 같은 증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발생 1시간 20분 뒤 소방 화학구조대가 공장 내부의 황화수소를 측정했을 때는 150ppm이 나왔다. 공장 외부에서는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사상구 환경위생과 한 관계자는 "농도가 250ppm을 넘어가면 인체에 위해를 끼치고 1천ppm을 넘겨 장시간 노출되면 사망에 이른다"면서 "혹시 주민대피가 필요한 일이 발생할까 봐 민방위를 대기 시켰지만, 다행히 주민대피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경찰 조사와는 별개도 사상구도 해당 폐수 처리업체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사상구 한 관계자는 "폐수도 화학물질 성질에 따라 따로 분류하고 보관해야 하는데 적절한 기준에 의해 관리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osh998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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