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시민단체 모두 반대…"구미공단 무방류시스템 도입이 최선책"
(대구·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대구취수원 이전을 논의하고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구미를 방문할 계획이지만 구미시 등은 반대 입장이어서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28일 대구·구미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권 시장은 다음 달 구미를 찾아 시의회·경제계 관계자 등과 대구취수원 이전을 협의할 예정이다.
대구취수원 이전이 10년 가까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최근 구미경실련이 "구미공단 낙동강 상류에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대구와 구미가 공동 사용하자"는 중재안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대구시는 교착상태인 대구취수원 이전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판단, 구미지역 경제계·시민단체 등과 대화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구미경실련을 제외한 구미지역 기관과 단체 등은 대부분 반대하는 상황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대구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하면 하루 취수량이 190만t까지 늘어나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녹조 현상과 수질오염이 우려된다"며 "취수원 이전을 전제로 한 대구시장의 구미 방문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종길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 상임대표는 "대구시는 그동안 구미시·경제계·시민단체와 협의하기보단 정치권과 밀착해 대구취수원 이전을 밀어붙였다"며 "구미시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게 우선이며 권 시장의 구미 방문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종호 대구취수원 이전 구미시 민관협의회 위원장은 "구미경실련이 제안한 강변여과수 개발은 이미 2년 전에 거론돼 검토한 사항"이라며 "경남 창원·김해의 수직정 방식과 다른 하저 터널 방식인데 국내에 도입한 사례가 없어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구미시를 비롯해 대구취수원 이전 구미시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 등은 모두 무방류시스템 도입만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종율 구미시 상하수도사업소장은 "구미공단에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해 생활하수와 공단폐수를 분류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단폐수를 모아 낙동강에 방류하지 않고 계속 재이용하다가 산화시키면 수돗물 안전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구미시민을 대상으로 9만6천여명의 대구취수원 이전 반대 서명을 받은 구미시 범시민반대추진위는 "구미공단 상류의 낙동강 원수와 대구 달성군 다사읍 매곡·문산 취수장의 원수가 모두 2등급이라서 수질에 차이가 없다"며 "낙동강 수계를 전반적으로 관리 보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미지역 기관·단체 등은 "대구시가 무방류시스템에도 관심을 보이지만 대구취수원 이전을 전제로 하고 있어 문제"라며 "무방류시스템 용역은 취수원 이전과 별개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 대구시가 상수원을 옮긴 뒤 달성군의 후적지를 개발해 큰 이익을 가지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경계했다.
대구시는 구미지역 각계각층에 대구 입장을 전하려는 차원이며 구체적 방문 시기와 대화 상대, 안건 등에 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두 도시가 경제적 공동운명체인 점을 고려해 상생하는 논의를 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작년 9월 이후 대구취수원 이전의 중재에 나섰지만 양 지역의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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