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친정부 매체 통합 '골리앗' 언론 출범 논란

입력 2018-11-29 19:46  

헝가리 친정부 매체 통합 '골리앗' 언론 출범 논란
"극소수 독립언론, 거대한 경쟁자와 맞서야 하는 상황"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헝가리에서 친정부 성향 언론 매체의 경영권을 통합한 재단이 출범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친정부 언론 매체 소유주들은 전날 회사 경영권을 '중유럽 언론 미디어재단'(CEMPF)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재단에 경영권을 무상으로 넘기기로 한 매체에는 케이블 뉴스 채널, 인터넷 뉴스 포털, 타블로이드, 스포츠 신문, 헝가리 지역 신문을 비롯해 일부 라디오, 잡지도 포함됐다.
이 매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측근들이 차례로 소유권을 장악했다. 일부는 독립언론이었으나 총리 측근 인사들이 인수하면서 친정부 매체로 돌아선 곳도 있다.

우파 민족주의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반난민, 반자유주의를 앞세워 입법·사법부뿐 아니라 재계, 언론, 시민단체를 장악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올 4월 총선에서 3연임에 성공하면서 입지를 더 단단히 했다.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직후에는 여당을 비판해왔던 80년 역사의 일간지가 폐간을 발표했다.
CEMPF 재단 측은 "헝가리 인쇄 매체의 생존에 재단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독자의 이익과 시민 사회 대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헝가리 미디어 분석 평론가인 아그네스 어반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헝가리에서 언론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파 친정부 매체에 대한 전면적 통제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극소수만 남은 독립언론들은 거대한 경쟁자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프리덤 하우스가 매년 펴내는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헝가리는 올해 44점을 받았다. 0점부터 100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데 점수가 낮을수록 자유도가 높다. 2010년 헝가리는 23점을 받았다.
헝가리 뉴스포털 444.hu의 다니엘 레니는 "이번 일은 각 매체의 소유주가 진정한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들은 단지 정치적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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