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란·터키 "최대한 서둘러 개헌위 구성 협상"
시리아 북서부 휴전 이행대책 합의도 실패
(제네바·이스탄불=연합뉴스) 이광철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개헌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이틀 일정으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평화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2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개헌위원회(헌법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교착 상태를 벗어나 보려 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이번 아스타나 회담은 올해 열리는 마지막 회담이었다"며 "애석하게도 유엔의 뒷받침 속에 신뢰할 수 있고 균형 잡힌, 시리아 국민에 의한, 시리아 국민의 개헌위원회 구성을 촉진할 기회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개헌위원회 구성을 첫 단추로 전후 시리아 평화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웠지만 구성 방식에서 시리아 정부의 반대에 부닥쳤다.
시리아 정부는 아사드 정권과 반군 추천 위원에 대해선 동의했지만, 헌법은 주권 문제라며 유엔 추천 위원 참여에 반대하고 있다.
아스타나에서 28∼29일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에는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 시리아 정부와 반군 대표단, 유엔의 시리아 특사가 참석했다.
러시아·이란·터키는 회담 후 '보증국' 자격으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최대한 빨리 위원회 구성을 위한 협상을 하겠다면서, 이들립주(州) 등 북서부 '긴장완화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휴전 위반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회담에서는 헌법위원회 구성뿐만 아니라 긴장완화지역과 비무장지대 이행·유지 방안도 주요하게 다뤄졌으나 이 역시 구체적인 합의나 대책이 도출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성명에서 "충돌 방지를 위한 모든 조처를 다 하겠지만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러시아가 휴전 합의를 철회하지는 않겠지만 반군 조직의 군사작전에는 대응한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는 뜻이라고 시리아 친정부 매체 와탄이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분석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 시리아특사는 회담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 범죄조직과 (알카에다 연계) 자바트 알누스라를 근절할 때까지 이들과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오늘 모두가 인정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올해 9월 반군 장악 지역인 이들립에서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비무장지대를 설정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달 25일 알레포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이 벌어졌다는 보고 후 러시아는 이들립 반군의 소행으로 결론 내리고, 전투기를 동원해 공격 원점으로 지목한 이들립과 알레포를 공습했다.
다음 '아스타나 회담' 일정은 내년 2월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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