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오늘 밤 막 오른다…美中 무역전쟁 '중대 갈림길'

입력 2018-11-30 09:39  

G20 정상회의 오늘 밤 막 오른다…美中 무역전쟁 '중대 갈림길'
무역·난민·이민·환경·기후변화, 정상회의 테이블에 올라
지구촌 난제 놓고 집단지성 발휘 기회 vs 트럼프 독주 재연 우려 공존
트럼프, 연쇄 정상회담 행보 초미 관심…공동성명 막판까지 진통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지구촌이 당면한 공통의 현안을 놓고 선진·개도국 정상이 머리를 맞대는 제13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30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 교역의 75%,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G20 정상들은 다음 달 1일까지 계속되는 이틀간의 정상회의 기간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컨센서스 구축'이라는 주제 아래 정책 공조 방안을 숙의한다.
올해로 13번째인 세계 경제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을 비롯해 다자무역 체제, 난민·이민 문제, 환경·기후변화 등 각종 지구촌 난제들이 이번 G20 정상회의 논의 테이블에 올려진다.
지구촌이 당면한 현안들을 놓고 주요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집단지성'을 발휘할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주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박 2일간의 정상회의 기간에 펼칠 연쇄 양자회담 행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아킬레스 건인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G20 정상회의 폐막일인 1일 업무 만찬 형식으로 정상회담을 갖는다.
현재로선 미·중 간 무역 전쟁으로 빚어진 갈등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극적인 합의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미·중 정상이 무역 전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라 극적 타결은 아니더라도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두 정상이 일단 '무역 전쟁 휴전'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추후 협상을 통해 세부 이견을 해소하는 실리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듯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의 확전을 일시적으로 보류하고 광범위한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물밑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힘든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면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양국이 합의에 근접했지만 지금도 좋다'는 취지의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며 중국을 압박했다.
대중(對中) 초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문제에 있어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외에 시진핑 주석 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도 각각 양자 회담을 한다.
미국은 애초에 예정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은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나포 사건을 이유로 이날 전격 취소했다.
오는 12월 폴란드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도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배후로 거론되는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별도 회동 성사 여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개막 첫날인 30일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막일인 다음 달 1일 발표될 G20 공동성명을 둘러싼 진통은 정상회의 개최 직전까지 이어졌다.
공동성명 실무작업에 참여 중인 한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이틀 반나절 동안 심야까지 논의했지만 전체 문구 중 3분의 2가량만 합의를 봤다"며 "무역, 기후, 이민자, 난민, 다자주의, 철강 등과 같은 골치 아픈 쟁점은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와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될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성명 승인을 거부하면서 모양새를 구겼고, 지난 18일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미·중 간 대립 속에서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되는 '참사'를 겪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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