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대서양 무역갈등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자동차업체들의 대표를 백악관에 불러들인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의 최고경영자(CEO)인 헤르베르트 디스, 다임러의 CEO인 디터 제체, BMW의 생산총괄사장인 올리버 집세가 다음 달 4일 백악관을 방문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압박 속에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의 자동차 무역에서 불공정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EU에서 조립되는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수개월 동안 위협해왔다.
자동차 고율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독일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전략은 완전히 뒤틀릴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지난 7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무슨 논의를 할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자동차 관세를 둘러싼 갈등, 미국에 일자리를 늘리는 독일 자동차업체들의 투자 계획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다음 주에 백악관을 찾는 독일 자동차업체 CEO들이 일단 자신들은 EU를 대신해 협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힐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독일 업체들의 미국 투자 소식은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미주 사장은 지난 28일 취재진을 만나 폴크스바겐이 미국 시장을 위한 새 전기차 생산공장을 북미에 세우기로 하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큰 신규계획을 방금 발표한 BMW를 포함해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며 "미국은 호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자신의 표밭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공개적으로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도 외국 자동차업체들의 미국 내 투자를 거론하며 "GM이 다른 자동차업체들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독일 자동차업체들의 회동은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가 조율했고 최종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레넬 대사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변하는 우파 인사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미국 통상정책을 총괄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자동차업체 대표들의 만남에 배석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EU에서 조립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U는 그보다 높은 10% 관세를 미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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