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대행 전문'에서 명실상부한 남자 농구대표팀의 정식 사령탑에 오른 김상식(50) 감독이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뎠다.
김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고 허재 감독이 물러난 뒤 대표팀 감독 대행을 맡다가 지난달 초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팀을 이끌고 있다.
'대행'을 뗀 첫 경기인 29일 레바논과의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예선 홈경기에서 84-71 승리를 지휘했다.
대표팀이 상대의 힘에 밀린 전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두자 김 감독의 차분하고 담담한 대처는 눈길을 끌었다.
지고 있거나 박빙 양상에서 속마음이 급할 법한 작전 시간에도 김 감독은 침착하게 보완점을 짚으며 해결을 모색했다.
김 감독은 "하프타임에도 질책보다는 선수들에게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대결 전부터 관건으로 꼽히던 상대의 높이와 힘에 밀리자 리바운드와 몸싸움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을 다그치면 제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지론을 펼치기도 했다. '잘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더 신경 쓰자'는 식의 화법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이 먼저 자신에게 제안하는 것이 있다면 역시 귀담아듣는다.
김 감독은 "선수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권위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받아들이면 된다"면서 "맞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선수들도 잘해보려는 건데 단칼에 잘라 버리기보단 '다음에 하자'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정식 감독'을 맡은 건 2008-2009시즌 오리온에서가 전부지만, 국가대표팀, 프로팀을 가리지 않고 코치와 감독 대행을 여러 차례 맡으며 팀 운영에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하위권 팀 오리온의 대행 시절부터 선수는 물론 구단 직원과도 격의 없는 소통에 나선 것으로 정평이 났던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서도 '대화 리더십'으로 한국 농구 재건의 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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