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과 쌍두마차"…이소영·배선우·이다연·김아림도 후보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정은(22)이 떠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여왕 자리는 누굴까.
김재열, 고덕호, 안성현, 김영, 서희경 등 SBS 골프 해설위원 5명은 '포스트 이정은'으로 약속이나 한 듯이 최혜진(19)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이들 5명은 올해 치러진 KLPGA투어 대회를 전담으로 맡아 선수들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분석한 국내 최고의 KLPGA투어 전문가들이다.
프로 선수를 가르치는 레슨 코치로도 활동하는 고덕호, 안성현, 김영 해설위원은 스윙, 경기 운영, 정신력 등 경기력 분석에 탁월하며 서희경 위원은 KLPGA투어를 한때 주름잡은 '골프 여왕'으로 선수를 보는 눈매가 날카롭다.
안성현 위원은 "최혜진은 이렇다 할 단점이 없다"고 평가했다.
고덕호 위원은 최혜진이 "코스 매니지먼트에도 원숙미를 보인다"면서 내년 시즌에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도 예상했다.
김영 위원도 내년 KLPGA투어 1인자 후보로 맨 먼저 최혜진을 거론했다. 김영 위원은 "감각이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서희경 위원은 "최혜진은 워낙 실력이 있는 선수이고 올 한해 투어에 적응도 어느 정도 했다"면서 높은 점수를 매겼다. 서 위원은 "코스 매니지먼트와 본인 자신의 판단력만 좀 더 키운다면…"이라는 주문도 곁들였다.
김재열 위원은 "특별한 선수만 가진 결정력을 지녔다"고 최혜진이 '군계일학'이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신인상과 함께 시즌 내내 기복 없이 상위권 입상을 꾸준히 해낸 선수가 받는 대상을 꿰차 차세대 여왕 후보의 자격을 객관적으로 입증했다.
2차례 우승으로 상금랭킹 4위(8억2천229만원)에 올랐고 평균타수 2위(70.189타)를 차지했다.
안성현 위원의 말처럼 최혜진은 단점이 없다.
드라이브샷 비거리 4위(평균 253야드), 그린 적중률 1위(81.2%)가 말해주듯 최정상급 장타력과 함께 정교한 아이언샷을 갖췄다.
평균 퍼트에서 44위(라운드당 30.5개)로 다소 처졌지만 워낙 그린 적중률이 높아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최혜진을 오랫동안 지도한 박소영 국가대표 코치는 "퍼트가 부진해 보이는 건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면서 "최혜진은 많아야 세 번 정도 그린을 놓친다. 퍼트가 순위만큼 나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해설위원은 최혜진을 우선순위에 올려놓으면서도 대항마로는 대부분 오지현(22)을 선택했다.
고덕호 위원은 "오지현은 탄탄한 경기력에 비거리에 자신감도 있다"면서 "최혜진과 함께 내년 KLPGA투어를 이끌어갈 쌍두마차"라고 전망했다.
안성현 위원도 "쇼트 게임 능력이 출중하다"면서 오지현을 최혜진의 경쟁자로 주목했다.
서희경 위원은 "체력 보강과 부상 예방만 잘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내걸고 오지현을 1인자 후보로 지목했다.
오지현은 올해 2차례 우승으로 상금랭킹 3위(8억3천308만원)에 올랐고 대상 포인트 2위, 평균타수 3위(70.27타)로 이정은, 최혜진과 1인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오지현은 장타력(7위)에 퍼트(1위)가 발군이다.
해설위원들은 최혜진과 오지현을 위협할 신흥 강자로는 배선우(24), 김아림(23), 이소영(21), 이다연(21) 등을 후보에 올렸다.
일본 투어에서 복귀하는 김해림(28)과 부상과 싸우느라 시즌 중반 이후 힘을 쓰지 못한 장하나(26)도 '포스트 이정은' 후보군이다.
김영 위원은 "골프 감각은 최혜진, 오지현, 배선우가 뛰어나고 정신력이나 근성은 이소영과 이다연이 최고이며 잠재력은 김아림"이라고 말했다.
서희경 위원은 "김아림은 장타력이 워낙 뛰어난 데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눈에 띈다"면서 "순간적인 집중력을 더 키우고 쇼트 게임만 조금 더 보강한다면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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