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패스트푸드 관광 안돼…건축 통해 지속가능한 경관을"

입력 2018-11-30 13:14  

"비슷한 패스트푸드 관광 안돼…건축 통해 지속가능한 경관을"
제주국제건축포럼 개막…국내외 건축가·행정가 '포스트 투어리즘' 모색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윌리 뮬러·리우 자이쿤 등 참석



(제주=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지난 10년간 제주 풍경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2007년 제주 올레길 등장, 2010년 부동산 투자이민제 시행 등에 힘입어 사람과 자본이 제주로 몰렸다. 카페, 레스토랑, 호텔, 미술관 등 이들을 겨냥한 건축물이 앞다퉈 들어섰다. 지역 경제는 급성장했지만, 호젓함과 개성을 잃은 섬에서는 반(反)관광 정서가 고조됐다.
관광의 빛과 그림자가 극명하게 교차하는 제주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제2회 제주국제건축포럼 본행사가 30일 제주한라대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닌 포스트투어리즘'을 주제로 내걸었다.
제주 사회의 핵심축인 관광 산업을 적절히 유지하면서도, 원주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져 지속가능한 삶을 사는 도시상을 '건축'을 통해 고민해 보자는 의도다. 국내외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학자 등 500여명이 참여했다.
포럼을 준비한 양건 가우건축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에 "제주에서 그동안 양적으로 수많은 건축 행위가 진행됐지만 정작 이를 문화적으로 고찰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라면서 "그 장을 마련해보자는 것이 제주국제건축포럼"이라고 설명했다.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과잉 관광)은 제주뿐 아니라 세계 각국 관광도시가 공유하는 문제인 만큼, 외국 건축가와 도시행정가들도 초대받았다.
요코하마 여객터미널 설계로 극찬받은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 프린스턴대 교수, 윌리 뮬러 전 바르셀로나 지역개발청(BRA) 대표, 나오시마홀을 설계한 히로시 삼부이치, 서펜타인 파빌리온 베이징 프로젝트 첫 주자로 나선 리우 자이쿤 등이다.
리우 자이쿤은 '지역의 정신' 강연에서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지역성은 점차 희석되고 본래 맥락은 없어져 버렸다"라면서 "비슷비슷한 패스트푸드 관광으로는 세상에 공유 가치를 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자원 독창성을 탐색하고 성장을 위한 새 문화적 자양분을 흡수하며 적절한 문화적 경관을 조성해야 한다"라면서 "지속가능하면서도 심도 있는 지역 경관의 구성 요소로서 건축이 지닌 의미는 사뭇 크다"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교수는 "도시 프로토콜과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최근 등장했다"라면서 "그런데도 도시 기획자·설계자들은 스마트폰, GPS, 전기자동차, 생명공학 분야로 전문성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절박한 상태에 놓인 도시는 자연과 기술을 재정치화하고 새로운 도시 감성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도시의 '코스모폴리틱스'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원희룡 제주도 지사와 김태석 도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미술평론가이자 제주 돌 문화를 오랫동안 연구한 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이 기조 강연을 맡았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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