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차군단' 자사주 통해 주가부양 나섰다

입력 2018-11-30 16:06  

위기의 '전차군단' 자사주 통해 주가부양 나섰다
시장 반응은 엇갈려…삼성전자 내리고 현대차는 오르고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이른바 '전차(電車) 군단'이 자사주를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4조9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작년 5월 첫 소각 이후 남은 지분을 소각하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4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발표했다.
현대차도 이날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천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봄만 해도 주가가 260만원을 훌쩍 넘었으나 지난 5월 50대 1의 액면분할 후 재상장된 뒤에는 약세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2월을 기점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은 데다 끊이지 않는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액면분할 직후 5만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4만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현대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판매 회복이 더딘 가운데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품질 관련 비용 지출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76%나 감소하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몇 년 전까지 삼성전자에 이어 2위였으나 현재는 6위로 밀려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 결정은 일관되게 추진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이라며 "특히 최근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에게 주가 안정화 의지를 확인시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01% 내린 4만1천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현대차는 7% 오른 10만7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도 하루 사이 1조5천억원 정도 증가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미 작년 4월 발표 당시 기반영돼 주당순이익(EPS)이나 주당순자산가치(BPS) 등에 대한 추정치 변화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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