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폐수 정화되지 않고 바다에 흘러…여수시 성분 분석 '뒷북행정'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푸른 바다와 먹거리로 여수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된 돌산도에 해변을 중심으로 숙박시설이 난립해 환경 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2일 시민단체인 여수시민협에 따르면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와 상포지구를 중심으로 해변을 바라보고 건립된 펜션 단지 인근 하천에서 오·폐수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진모지구에 들어선 펜션 옆 하천은 뿌연 물이 흐르고 바닥은 침전물이 쌓이면서 썩고 있다.
민물 장어나 게가 살았던 하천에는 생물을 찾아볼 수 없고, 악취만 진동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하천 오염의 주범으로 대형 펜션단지를 주목하고 있다.
돌산읍에는 올해만 대형 펜션 등 숙박시설 허가가 35건이 났다.
지난 2016년에는 19건, 지난해에는 17건이었지만 올해 2배 이상 늘었다.
일반 음식점 허가 건수도 2016년 44건에서 지난해 32건이었지만 올해는 41건으로 늘었다.
민원이 제기되자 여수시는 최근 펜션 인근 하천 10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박성주 여수시민협 사무처장은 "생활 하수가 바다에 흘러들면서 염도가 낮아져 굴 양식장의 종패가 자라지 않아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숙박시설 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하수종말처리장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돌산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펜션이 들어서기 시작해 이미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업자들에게 하수 정화를 맡기지 말고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에 따라 부유 물질량 등 기준치를 초과한 업체는 과태료 부과나 개선 명령을 하는 등 시정할 것"이라며 "염분 농도가 낮아져 피해가 있다는 주장은 좀 더 확인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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