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러-터키 정상회담…푸틴-트럼프 회담 대신 열려
푸틴, 메르켈과의 회담서도 시리아·우크라 문제 논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시리아 이들립 휴전 문제 논의를 위한 또 한차례의 관련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한 양자회담에서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들립 문제 논의를 위한 4자(러시아·터키·프랑스·독일)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이런 제안을 내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이 문제(이들립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진전해야 한다"며 "좀 더 축소된 형식의 회담을 또 한 번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7일 러시아, 터키, 독일, 프랑스 정상은 이스탄불에서 만나 시리아 내전 해결 방안과 반군의 최후 보루인 시리아 이들립 휴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회담에서 4국 정상은 9월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합의한 이들립 '비무장지대'를 상시화하는 방안을 강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9월 중순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만나 시리아 반군의 최후 거점인 이들립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로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되던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이들립 탈환 작전이 연기되면서 시리아 사태가 잠정적 안정 국면을 맞았다.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회담은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던 미-러 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대신 개최됐다.
시리아 문제는 이날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간 업무 조찬 회담에서도 주요 의제였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 대변인은 "시리아 정세를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케르치해협과 아조프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발생한 사건(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도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해안경비대는 지난달 25일 흑해에서 아조프해로 가기 위해 케르치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을 동원해 나포한 뒤 인접한 크림반도의 케르치항으로 끌고 가 억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앞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흑해 국경에서 일어난 사건(케르치 해협 사건)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그랬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약도까지 그려서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태 해결에 독일이 중재 역할을 맡는 문제가 논의됐는가'라는 질문에는 "이번 사건은 국경 침범과 위반자들에 대한 조사와 재판의 문제이기 때문에 중재 얘기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억류 중인 우크라이나 승조원의 석방 문제에 대해서도 "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다"고 확인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이는 법원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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