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남북미, 12월 비핵화·평화 모멘텀 놓치지 말기를

입력 2018-12-02 14:56  

[연합시론] 남북미, 12월 비핵화·평화 모멘텀 놓치지 말기를

(서울=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 전까지 대북제재 유지 ▲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 재확인 ▲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답방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공감대 형성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한미 정상은 북한의 제재완화 요구에 대한 엇박자 논란을 불식하고 '완전한 비핵화가 먼저'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남북미 정상이 주도하는 '톱다운' 연쇄 회담을 통해 대화의 동력을 살려간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향후 한반도 비핵화·평화 협상은 12월 한 달 동안 남북미의 행동에 좌우될 전망이다. 올해의 평화 무드를 내년으로 이어가는 튼튼한 디딤돌을 놓는 것이 연말 과제다.

시험대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 고위급 회담의 연내 개최 여부다. 김 위원장 연내 방한은 9월 평양 정상회담 합의사항이다. 북미 간에 비핵화·평화 로드맵 합의가 도출된 후 김 위원장의 방한으로 경제협력을 비롯해 구체적 남북관계 개선조치들이 합의되는 게 최상의 수순이다. 하지만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은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여는 선제적 회담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평양은 다시 한번 서울을 거쳐 워싱턴으로 가는 길을 찾을 필요가 있다.

북미 협상보다 남북관계 진전이 빠르다는 '과속 논란'은 한미정상회담으로 해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을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연내 답방에도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 연내 답방으로 비핵화·평화 협상을 추동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성사 여부는 김 위원장 결단에 달려 있다. 북한엔 경호·안전 등의 이유로 서울 방문에 부정적인 참모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듯이 사상 첫 북한 지도자의 서울 방문이라는 용단으로 역사적 걸음을 내딛길 희망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개방·개혁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천명하는 강력한 행동이 될 것이다.

한미정상회담 발표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 회담이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고, 세 군데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트럼프의 의지가 계속 천명됨에 따라, 북미 고위급 회담의 연내 성사도 열려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함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내 이뤄진다면 '일시 멈춤' 상태인 한반도 문제 협상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남북미가 다각적 채널을 통해 보다 집중력을 갖고 조율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 전 기존 제재 유지'라는 한미 정상 합의는 정부의 외교력을 과제에 올렸다. 제재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하도록 상호신뢰와 그에 따른 적절한 상응 조치도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미국에 설득해야 하고, 북한을 향해서는 추가적 비핵화 행동을 취하도록 신뢰 자산을 쌓는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 예외 인정처럼 사실상 제재완화의 효능을 가진 조치, 예컨대 연내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 개최 등을 끌어내는 행동이 정부의 몫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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