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휴전 계기로 제재 등 불협화음설 잠재우며 대북 공조 강조
2차북미정상회담 장소 '아시아냐' 묻자 "비행거리 내에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일 밤(현지시간)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시 주석과의 업무만찬과 관련, 기자들에게 이같이 언급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와 시 주석)는 북한과 관련해 매우 강력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잊지 마라. 우리는 그것(비핵화 관련 협상)을 6∼7달 동안 하고 있다. 오랜 기간이 아니다"라면서 "사람들은 지난 80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공을 들여왔고, 핵만 따진다면 20년 동안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전임 정권들이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을 거듭 거론하며 비핵화 협상 진도가 지지부진하다는 미 조야의 회의론을 반박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그는 북한에 대해 100% 나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대단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제재완화 등을 놓고 미·중간 엇박자가 감지돼온 가운데 무역전쟁 휴전과 맞물려 '중국 배후론'을 거둬들이고 대북 대응에서도 불협화음을 잠재우면서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부진과 관련, '중국 배후론'을 제기하며 북중 밀착을 경계한 것을 두고 무역 협상을 둘러싼 대중(對中) 압박용 성격도 없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역 갈등의 봉합을 통해 그 불똥이 비핵화 협상으로 튀는 상황을 방지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미중간 공조 전선에도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앞서 백악관도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성명에서 "(미 중 정상이) 북한과 관련해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핵 없는 한반도를 이루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노력해 가는 과정에서 시 주석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세 군데의 장소를 검토 중이다. 우리는 아직 장소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아시아인가'라는 질문에 "비행거리 내에서(Within plane distance)"라며 "이것은… 이 비행기는…"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비행거리 안에서라는 언급에 대해 취재진이 다시 김 위원장의 비행기인지 아닌지를 묻자 지난 30일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유해 운구를 위해 텍사스로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보내는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며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
현재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지역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와 미국은 그 후보지에서 제외한 가운데 정치·외교적으로 '중립적인 제3의 무대'가 후보들로 거론된다.
유럽에서 스위스, 스웨덴 등이 거론돼온 가운데 김 위원장의 이동 거리를 감안해 아시아 개최 방안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선 북한 대사관이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비행거리 내에서'가 정확히 어떠한 의미를 담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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