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 시작한 강화도 흥왕리 고려 이궁(離宮)터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 후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와 석축(石築) 흔적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흥왕리 이궁은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한 강도(江都, 1232∼1270) 시기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며, 강화읍에 조성된 고려궁지에서 남쪽으로 약 17㎞ 떨어졌다.
고려 고종 46년(1259) 산에 궁궐을 지으면 국가 기업(基業)을 연장할 수 있다는 교서랑 경유(景瑜) 진언에 따라 세웠다고 알려졌다.
2000년 선문대고고연구소가 지표조사를 진행해 궁궐 서쪽 경계로 판단되는 축대를 찾아냈지만, 발굴조사로 건물터가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연구소는 지표조사로 발견한 건물터 동쪽 평탄지 약 1천㎡를 조사해 건물터 3기를 찾았다.
조사 지역 남쪽에서는 동서 방향으로 석축을 쌓고, 안쪽에 장축 13m인 13세기 건물터와 배수로·남북 방향 석축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터 북쪽에서는 동서 방향 또 다른 석축과 담장을 중복해서 축조한 양상이 드러나기도 했다.
나머지 건물터는 13세기보다는 늦은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만든 것으로 짐작되며, 그중 한 기는 가로 7.5m·세로 12m 크기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시설물은 이궁터 중심부는 아니지만, 기록상으로만 전하던 이궁 존재를 고고학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급 자기가 몇 점 나오기는 했으나, 건물터 기능은 아직 알 수 없다"며 "주변에 사유지가 많은데, 유관기관과 협의해 학술조사 범위를 넓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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