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당 '복스' 안달루시아 의회 첫 진입…12석 확보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난민 유입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에서 이민 유입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취해온 극우 정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난민포용 정책을 내세우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 주도의 사회노동당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 결과여서 주목된다.
AFP통신은 2일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에서 군소 정당인 '복스'(Vox, 소리)가 전체 109석 가운데 12석을 얻은 것으로 잠정(개표율 93% 기준)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복스당이 중앙과 지방을 아울러 의회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독재자로 이름을 날렸던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이 사망한 1975년 이후 스페인이 민주국가 체제로 바뀐 이후 처음이다.
애초 여론조사에서 복스당은 기껏해야 5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예측된 데다 안달루시아가 집권 사회노동당의 지지층이 두터운 지역이어서 이번 선거 결과는 상당한 이변으로 평가되고 있다.
복스당은 현 중앙정부의 난민포용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에도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집권 사회노동당(PSOE)은 직전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인 2015년(47석)보다 14석이나 줄어든 33석을 얻는 데 그쳤다.
보수 노선을 걷는 국민당(PP)은 26석, 중도우파 시민당은 21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극우 노선을 걷는 복스당이 두 우파 정당과 손잡을 경우 우파 성향 정당의 의석수는 절대 과반수 기준선(55석)을 웃도는 59석이 되어 스페인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한 도시로 꼽히는 안달루시아의 지방의회를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이탈리아 정부가 지중해 루트로 들어오는 난민을 거부하는 등 난민 유입 억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지브롤터해협과 알보란해를 경유해 스페인으로 오는 난민은 크게 늘고 있다.
스페인 남쪽 끝의 자치지방인 안달루시아는 지브롤터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 국가인 모로코와 면해 있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프리카 대륙에서 넘어온 스페인의 난민 입국자 수는 8월 초까지 2만5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으로 급증했다.
지난 6월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우파 국민당 정부를 밀어내고 집권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사회노동당 정부는 이탈리아가 거부했던 난민 구조선에 입항을 허용하는가 하면, 불법 체류자에 대한 건강보험 부활 정책을 발표하는 등 이전 정부와는 확연하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는 산체스 정부가 당면한 여러 시험대 가운데 첫 번째로 간주하는 상황이었다며 유럽 의회 선거와 다른 스페인 지방선거가 겹치는 내년 '슈퍼 선거의 해'를 앞둔 맛보기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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